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24시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실종된 50대 근로자에 대한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는 비와 강한 바람이 이어지고 있어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고 발생 26시간이 경과한 이날 오후 5시 30분께 현재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현장 주변은 실종자 50대 A씨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한창 이어지고 있었다.
앞서 이날 오전 4시 31분께 지하에 고립됐던 다른 실종자 굴착기 기사 20대 B씨는 사고 발생 13시간여만에 구조됐다. 119 구조대원들은 마지막 남은 실종자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북부특수단, 한국인명구조견협회 등을 통해 구조견 7마리를 사고 현장에 투입했다. 대형 크레인 3대를 활용해 시설물을 인양하고 수색 대원들을 지하로 이동시키는 등 수색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지하 30m 깊이의 지하터널 공사 현장은 내부 전체가 대형 철골 구조물들로 쌓여있어 소방당국이 빠른 수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조당국은 동료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매몰된 컨테이너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부터 비와 강풍 등 날씨 상황이 좋지 않아 소방 당국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광명시 등 경기서부권은 정오에서 오후 6시 사이를 기해 강풍예비특보가 내려졌다. 서해안 다수 지역에는 예비특보가 강풍주의보로 전환됐고, 점차 내륙 지역으로도 강풍이 확산하고 있다. 수도권기상청은 오는 13일 새벽까지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사 10∼40㎜ 내릴 수 있다고 예보한 상태다.
구조당국은 매몰지로의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굴착기 등을 동원해 현장 주변에 배수로 공사를 진행했다. 날씨 영향으로 119 구조 작업도 다소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매몰사고로 고립된 피해자의 생존율은 발생 72시간을 분기점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방당국은 현재가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수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 인근 주민들도 사고 여파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낮 12시 40분 재난 문자로 ‘신안산선 지반 붕괴 사고로 4월12일 11시40분부로 구석말 지역이 단수됐으니, 주민분께서는 현장 운영 중인 급수차를 이용 바랍니다’라고 안내했다. 붕괴 현장과 인접한 상가 건물 일부도 단수와 함께 도시가스 공급이 차단됐다. 광명시 관계자는 “일시적인 단수 조치가 진행됐다”며 “수돗물 및 도시가스 공급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3시 13분께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신안산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상부 도로와 함께 붕괴했다. 근로자 A씨(50대)와 B 씨(20대)가 실종·고립됐다. 또 붕괴 현장 인근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에 거주하는 2300여명의 주민이 한때 지정 대피소 8곳에 분산 대피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