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외곽 지역까지 급등 … 중위값 쑥
정부 15억부터 대출 확 조이자
15억이하 아파트 매수세 쏠려
강북권 매매지수 4년만에 최고
상위 20% 시세는 오히려 주춤
양도세 중과에도 추세 이어져
중산층 실수요자는 부담 가중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관악드림타운 전용면적 84㎡ 매물은 지난달 12억9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2003년 준공된 이곳은 3544가구 대형 단지라 이 일대에서 인기가 높다. 작년까지만 해도 10억원대에 거래됐는데 올해 초부터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SK 전용 84㎡ 역시 지난달 12억28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깼다. 근처 래미안 미드카운티 등이 '신축'을 대표한다면, 2000년에 만들어진 이곳은 실수요자들 관심이 많은 단지다. 작년만 해도 시세가 9억~10억원대였는데 반년도 안 돼 2억원 이상이 뛰었다.
올해 들어 서울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들의 가격 흐름이 심상치 않다. 작년 대비 수억 원 상승한 거래가 잇달아 신고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울 강북권(14개 구) 매매가격지수가 103.3을 기록하며 2021년 12월 세웠던 최고점을 4년 반 만에 넘어섰다. 반면 강남권 고가 주택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 말 85억원에 거래됐던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차 전용 152㎡는 지난달 76억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는 올해 2월 최고가(44억5000만원)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엔 7억3000만원 떨어진 37억2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값은 34억3919만원으로 2월(34억7120만원) 이후 석 달간 하락(-0.92%) 중이다.
현재 외견상 지표만 따지면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의 화두였던 양극화는 완화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지난달 기준 6.6배를 기록했다. 1월(6.9배)에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넉 달째 하락 중이다.
하지만 지표를 가격대별로 자세히 뜯어보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5분위를 제외한 모든 분위의 평균값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층이 가장 두꺼운 중간 가격대인 3분위(40~60%) 평균값은 3개월 만에 6.95% 급등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초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일각에선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본격적인 '갭 메우기' 장세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당시에 비슷한 흐름을 보인 사례가 있다. 2018년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한 이후 임대차법 등 각종 부동산 규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동성 탓에 2020년부터 서울 외곽 가격이 폭등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지금 가격 흐름이 중산층 실수요자에게 오히려 더 부담스러운 변화"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일대가 포함된 동북권의 실거래가 상승 폭이 강남3구와 용산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 연구실이 서울시 토지거래허가 신청 자료와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를 결합해 산출한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지수'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부활 직후인 5월 3주 차(5월 11~18일) 서울 전체 주간 실거래가지수 변동률은 0.54%를 기록했다. 직전 5월 2주 차 0.40%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강북·노원·도봉·성북이 포함된 '동북1권'의 5월 3주 차 실거래지수 변동률은 0.65%로 서울 전체(0.54%)는 물론, 강남3구·용산(0.38%)을 웃돌았다. 고가 주택 매입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실수요와 갈아타기 수요가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과거에는 강남 집값이 오르면 외곽이 같이 움직이는 '비엔나소시지' 현상이 보였지만, 지금은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다"며 "예전에는 강남만 잡으면 집값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아닌 시장 구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영 기자 / 박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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