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직전 밀어내기…IT기기 1분기 출하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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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관세전쟁 여파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제품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여파로 올해 하반기엔 과도한 재고 축적,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수요 위축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외신 및 시장조사업체 IDC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1년 전보다 5% 가까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PC 등 신제품이 등장한 지난해엔 1%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시장조사회사인 캐널리스가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1.0~1.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애플은 1분기 사상 역대 최고 출하량을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PC,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공급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출하량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미국 정부는 앞서 공급업체의 주요 생산기지인 베트남, 태국 등에 각각 46%, 36% 등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특히 애플 아이폰의 핵심 생산기지인 중국엔 145% 관세가 부과됐다. 미국 정부가 지난 12일 일부 전자제품에는 관세를 유예했지만 오락가락 정책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IDC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관세율을 발표하기 전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며 “일부 기업이 PC 등 필요한 전자제품을 조금 더 일찍 구매하고 공급업체도 미리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런 현상이 중장기적으로 전자제품 수요 위축을 불러울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미 교체 수요를 당긴 데다 나중엔 글로벌 기업이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PC 등 전자제품 교체 등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급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제품 단가에 반영해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 소비자의 소비 심리도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에 대응해 대만의 에이수스, 에이서는 제품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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