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우려에… 국제 금값 한때 3000달러 첫 돌파

1 day ago 2

불확실성 증가 안전자산 투자 늘어
올들어 14% 상승 “2분기까지 지속”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의 여파로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전 자산을 찾는 투자자가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만기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31.1g)당 3001.5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3000달러대를 넘어섰다. 종가 기준으로는 온스당 2991.33달러로 전일 대비 1.5% 올랐다. 금·은 등 귀금속 무게 단위의 국제 표준은 ‘트로이 온스’로 보통 온스로 통칭하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쓰이는 무게 단위 ‘온스’(28.3g)와는 다르다.

이날 금 현물 가격도 전일 대비 1.89% 오른 2988.95달러에 거래되며 최고 가격을 또 한 번 경신했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해 27% 상승한 데 이어 연초 이후에도 14%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값이 연일 강세인 주된 이유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주요 경제국 간 관세 전쟁이 보복과 재보복으로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율과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금에 투자해 위험을 줄이려는(헤지)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점도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 지정학적 불안, 미국 관세 정책 변화 등의 요인들이 금 가격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2분기(4∼6월)까지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입물가 상승 우려로 관세 부과 대상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관세 전쟁이 완화될 경우 금값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데이비드 윌슨 BNP파리바은행 상품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는 “금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통상 위험을 반영할 것”이라며 “(다만) 통상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지 않는다면 하반기(7∼12월) 금 가격은 추가 상승 여력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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