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김승현 기자]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관객 소통형 토크 콘서트가 찾아온다. 박학기가 MC를 맡아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고, 잊혀진 가수들을 다시 조명한다.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서 토크 콘서트 ‘빈칸 채우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오준성 감독과 박학기, 유리상자 박승화, 이세준이 참석했다.
‘빈칸 채우기’는 관객과의 진솔한 대화로 콘서트를 이끌어가는 참여형 음악 토크쇼다. 토크와 미니 콘서트를 결합한 포맷으로, 사연을 가진 관객과 아티스트가 함께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오준성 감독은 “작년부터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누구에게나 화려했던 시간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잊히기도 한다. 그 시간을 ‘빈칸’이라고 생각했고, 그 노래를 불렀던 시대적 배경과 이야기를 함께 채우고 싶었다”며 “관객들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함께 주인공이 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극장 형태의 밀착형 소통 콘서트를 만들고자 기획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학기는 ‘빈칸 채우기’에서 MC를 맡았다. 그는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선배, 동료, 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김광석 콘서트 등을 함께 준비하며 무대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뮤지션들의 순수한 우정과 배려를 많이 느꼈다. 음악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 연인, 부부 사이에도 빈칸이 있고 서로 채워주기 때문에 함께 살아간다. 관객과 뮤지션 사이에도 빈칸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며 “관객의 질문 하나에 잊고 있던 20년 전의 추억이 떠오를 수도 있다. 서로의 빈칸을 채워가며 행복을 전하는 공연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첫 게스트로 유리상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박학기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 중 하나가 관객과 무대가 수평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사전에 정해진 대본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빈칸을 채워가는 공연이다. 유리상자는 평소에도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를 지향하는 팀이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팀이라 첫 게스트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승화는 “프로그램 준비 소식을 듣고 가장 좋아하는 선배님들과 함께하게 돼 기뻤다. 선배님들이 기력이 없어 보일 때가 많았다 그런데 빈칸 채우기를 준비하면서 이 두 분이 이렇게 총명하고 목소리도 알찬 건 오랜만이다 싶었다 후배로서도 보기 좋았다“라며 “추억만큼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좋아했던 가수들의 음악과 추억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가장 큰 행복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이세준은 “소극장 콘서트를 경험해본 분들이라면 화려한 공연보다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걸 공감하실 것”이라며 “그동안은 소극장을 찾은 소수의 관객만 함께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감동이 전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리상자 다음 게스트에 대해 박학기는 “초반에는 제가 적합하다고 생각한 분들을 섭외했다. 유리상자와 동물원을 비롯해 음악적으로 완성도 있는 분들이 함께할 예정”이라며 “이후에는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추천받은 분들과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의 방향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박승화는 “박학기 선배가 많은 사람들과 인연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게스트 섭외가 가능할까 걱정했다”며 “라인업을 보고 역시 박학기 선배는 가능하구나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박학기는 “꼭 뮤지션이 아니더라도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배우 등 다양한 분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준성 감독은 “지금의 K팝이 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음악을 지켜온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을 단순히 초대해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은 K팝의 화려한 결과물만 보여줄 뿐, 그 음악을 만들어온 토양은 가려져 있다. 40~60대가 공유했던 음악과 시대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그 시대의 토크와 음악, 그리고 당시의 배경까지 함께 꺼내며 빈칸을 채워가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유튜브를 선택한 이유도 현재 방송 환경에서는 음악 프로그램 제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8090 세대 뮤지션들이 설 무대가 거의 없다는 점도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승화는 “지금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모두가 트로트나 아이돌 음악만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 시절 노래를 불렀던 가수들을 다시 조명해주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며 “발라드 등 소외된 음악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화려한 풀밴드보다 통기타 한 대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관객 참여형 형식에 대해 오준성 감독은 “기존 프로그램은 토크를 미리 정하고 진행했다면, 이 프로그램은 누구나 손을 들고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며 “20~30년 동안 활동한 출연자들이 관객들과 추억을 나누는 시간이 큰 감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학기 역시 “50명의 관객은 박수를 치고 환호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아티스트와 함께 그날의 무대를 완성하는 공동 출연자”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한편, ‘빈칸 채우기’는 오는 8월 7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첫 공개된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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