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직접 신문 尹에… “계엄 왜 했나 묻고 싶어”

10 hours ago 2

尹, 넉달만에 재판 나와 신문… 양팔 써가며 묻고 목소리 커지기도
곽 “국회 인원 끌어내라 말 들어”
특검, 추경호 소환해 피의자 조사…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한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 사진)이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출석해 앉아 있다. 이날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와 답하고 있다. 법원 공판 중계 화면 캡처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 사진)이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출석해 앉아 있다. 이날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와 답하고 있다. 법원 공판 중계 화면 캡처
“공공의 질서 유지 위해 (국회에) 들어갔다는 것 아니냐.”(윤석열 전 대통령)

“질서 유지, 시민 보호라는 말을 들어본 적 없다.”(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일 국회의사당에 계엄군이 투입된 경위를 놓고 윤 전 대통령과 곽 전 사령관이 법정에서 마주 앉아 공방을 주고받았다.

● 넉 달 만에 재판 나온 尹, 곽종근 직접 신문

30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넉 달 만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 재판에 출석했을 때와 같이 남색 재킷에 흰 와이셔츠를 착용하고 왼쪽 가슴 부근에 수용번호 ‘3617’ 배지를 달았다. 머리는 여전히 하얗게 센 상태였다.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사령관을 15분가량 직접 신문하며, ‘국회 계엄군 투입이 질서 유지 목적이었다’는 취지로 질문했지만 곽 전 사령관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장병들에게 실탄을 휴대하지 말고, 민간인과 가급적 충돌하지 말라고 지시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장관에게 실무장 금지 지시를 받은 적 없다. 내 스스로 무장을 안 시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계엄군의 국회 투입에 대해 “질서 유지를 위해 들어간 것 아니었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솔직히 (왜 계엄을 선포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양팔을 써가며 적극적으로 질문했고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특전복 차림으로 나온 곽 전 사령관도 증인석 의자를 피고인석 방향으로 돌려 앉아 윤 전 대통령 면전에서 답변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이 답변을 끊고 질문하려 할 땐 지귀연 부장판사가 “끝까지 들어보자”고 제지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과의 4일 0시 31분경 전화 통화에서)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말을 들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할 때 (나도) TV에서 국회의사당에 있는 의원들 모습을 (중계하는 걸) 같이 보고 있어서 명확히 기억한다”고 밝히며 기존 진술을 재확인했다.

● 특검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추경호 조사

한편 이날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추 의원은 계엄 해제 선포안 의결 당시 의원총회 장소를 서울 여의도 당사와 국회 본관으로 바꿔 표결을 방해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를 받고 있다.

특검은 추 의원이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오후 11시 3분)→중앙당사(오후 11시 9분)→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오후 11시 33분)→중앙당사(4일 0시 3분)로 총 네 차례 변경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아울러 추 의원이 계엄 선포 직후 홍철호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석열 전 대통령과 차례로 통화한 사실을 파악하고 계엄 해제 표결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사실이 있는지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 의원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의원은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들어서며 “만약 대통령과 공모해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하려 했다면 계속 당사에서 머물지 왜 국회로 이동했겠느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고검 앞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강하게 반발했다. ‘내란 정당’ 프레임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엮어서 말살하겠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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