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경 구치소서 빈손 철수
"尹, 탄핵심판 가능하면 출석"
◆ 탄핵 정국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0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에 잇달아 불응한 데 대해 공수처가 '강수'를 뒀지만 강제구인마저 불발된 것이다.
공수처 검사·수사관은 이날 오후 3시께 윤 대통령 구인을 위해 서울구치소를 방문했다. 구인 여부를 두고 6시간 가까이 실랑이를 벌였지만 윤 대통령 측의 강한 반발로 같은 날 저녁 9시를 넘은 시점에 공수처는 빈손으로 서울구치소에서 철수했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 윤 대통령에게 공수처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은 아무런 회신 없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체포 직후 한 차례 조사를 받은 후에는 추가 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19일 구속된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일반 수용동 독방으로 옮겨져 수용 중이다. 윤 대통령의 수용번호(수인번호)는 '10번'으로 확인됐다.
공수처의 강제구인을 거부한 윤 대통령은 21일 열리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는 직접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공수처의 강제구인 시도가 끝난 후 "(21일)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출석한다"고 전했다. 또 "대통령은 앞으로 가능하면 헌재는 다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소추된 대통령이 헌재 심판정에 직접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헌재에 출석해 직접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4차 변론기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서는 만큼 대질 신문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권선우 기자 /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