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8년까지 매출 3조원과 영업이익 3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전성호 솔루엠 대표(사진)는 2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2028년에는 전체 매출의 30%를 전장 부품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파워 등 신사업에서 창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솔루엠은 2015년 삼성전기 디지털모듈(DM) 사업부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파워모듈과 전자가격표시기(ESL) 등을 개발·제조하고 있다. ESL은 액정표시장치(LCD)를 활용해 제품 가격과 할인 정보 등을 보여주는 장치로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솔루엠은 이날 창립 10주년을 맞아 전장·데이터 기반의 고부가 제조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를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비전(Vision) 3·3·3'을 제시했다.
전장 부문에서는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을 비롯해 충·방전 통합 제어장치(ICCU)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주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솔루엠은 30kW급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에 이어 국내 최초로 50kW급 모델의 유럽 판매 인증도 획득했다.
올 상반기 중 국내와 미국 판매 인증을 마무리하고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유럽과 중남미 소재 전기차 충전 사업자(CPO)들로부터 공급 요청이 잇따르고 있어 내년부터는 매출 확대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미국과 유럽 완성차 브랜드들과 공급 시기를 협의하는 단계로, 이르면 오는 2027년 초 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솔루엠의 HUD는 미러가 아닌 직접 투사 방식으로 넓은 시야 확보와 쾌적한 운전 환경 구현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충·방전 통합 제어장치(ICCU) 개발 현황도 함께 공개됐다. 솔루엠은 '전기차용 ICCU 고전력밀도 모듈 개발' 국책과제를 주관해 현대모비스·한국전자기술연구원·건국대와도 협력하고 있다.
서버용 파워 부문은 창립 초기 인텔 중심의 서버 제조사로의 단품 공급에서 고성능 AI 데이터센터용 파워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솔루엠은 72kW급 파워 쉘프와 3.2kW급 수냉식 서버 파워를 연내 개발해 내년부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생산기지도 재정비한다. 솔루엠 멕시코 공장은 자동차 부품과 전자 완제품 등 수요가 몰리고 있어 내년에는 제2공장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착공을 앞둔 인도 제2공장은 일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부터 부품 전담 생산 요청을 받아 관련 제조 라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Vision 3·3·3'의 중심 축은 파워·ESL·디스플레이 사업"이라며 "솔루엠은 '질 좋은 지속 성장'을 위해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워 사업 부문은 멕시코와 인도 생산기지에 힘입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솔루엠은 이날 14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계획도 발표했다. 조달 자금으로 멕시코·인도 생산거점의 대응 여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인도 제2공장에는 건축과 자동차 부품 제조를 위한 설비투자로 500억원가량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아울러 솔루엠은 주주환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매년 실시할 것"이라며 "그동안 투자할 곳이 많아 배당을 못했는데, 올해 순이익의 5% 배당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2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