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1~3월) 가구 소득이 1년 전보다 2.4% 늘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대에 그쳤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지출이 소득을 웃도는 ‘적자 살림’으로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의료, 여행 관련 지출이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교통·운송 지출은 36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1%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 구입 지출이 29.6% 증가했고, 기름값 등 운송기구 연료비도 5.3% 늘었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영향은 3월부터 반영돼 1분기 전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국내 증시 활황이 자동차와 가구 등 내구재 소비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락·문화 지출은 1년 전보다 12.0% 늘었고, 교육 지출은 2.9% 줄었다.
지출이 소득보다 빠르게 늘면서 가계수지는 나빠졌다. 세금과 이자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소폭 늘었지만,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23만9000원으로 3.1% 감소했다.
저소득층이 고물가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3만8000원이었다. 반면 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7.3% 늘어난 145만7000원이었다. 1분위 가구는 주거·수도·광열, 식료품·비주류음료, 음식·숙박 등 필수 지출 비중이 크다. 물가가 올라도 쉽게 줄이기 어려운 지출이 많아 고물가에 따른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64만5000원, 소비지출은 556만6000원으로 소득이 소비를 크게 웃돌았다.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배로 직전 분기(5.59배)보다 높아져 소득 분배 상황은 더 악화됐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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