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기술자’ 이근안 ‘탁치니 억’ 박처원…정부 포상 취소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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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기술자’ 이근안 ‘탁치니 억’ 박처원…정부 포상 취소당했다

계엄 가담 軍인사 이름 올려
공적 없이 서훈받은 사실 확인
“재심 무죄 받은 간첩단 사건
수사관계자들 공적은 허위“
이근안 등 고문기술자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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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운동가들에게 ‘고문기술자’라는 악명을 얻은 이근안 전 경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박처원 전 치안감의 정부포상을 취소했다. 12·12, 5.18 및 계엄업무와 관련된 군 출신 인사들의 정부포상도 대거 취소됐다.

21일 행정안전부는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훈 취소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김영수 행정안전부 의정관은 “앞으로도 반헌법적 행위 및 간첩조작사건 등을 포함해 부적절한 공적으로 받은 정부포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적극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소된 정부포상은 국방부 소관 76점(대상자 76명), 경찰청 소관 36점(20명), 국정원 소관 86점(71명) 등 총 198점(167명)이다. 국방부 소관에는 12·12 군사쿠데타, 5·18 및 계엄 업무 관련자가 수여받은 무공훈·포장이 포함됐다.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맡아 ‘고문 기술자’로 널리 알려진 이근안 전 경감은 지난 3월 숨졌다. [연합뉴스]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맡아 ‘고문 기술자’로 널리 알려진 이근안 전 경감은 지난 3월 숨졌다. [연합뉴스]

이인구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1980년 12월 31일 수여된 국가안전보장 유공자 42명은 상훈법 제8조에 명시된 거짓공적이 확인됐다”며 “근무경력과 당시 대간첩 작전기록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 및 ‘국토방위에 헌신·노력’한 공적이 없음에도 서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12·12 군사쿠데타에 가담하거나 5·18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과 관련된 인사들의 포상이 취소됐다.

무공 훈포장 취소심사 대상자 가운데 김종곤 해군 대장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해군참모총장이었다. 그는 1980년 5월 21일 열린 군 수뇌부 회의에 참석해 계엄군의 이른바 ‘자위권 발동’ 방침을 결정한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우경윤 육군 준장은 12·12 군사반란 때 육군 범죄수사단장 겸 합동수사본부 국장(대령)으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합수부 수사관과 제33헌병대 병력을 동원해 정 총장 공관에서 정 총장을 강제 연행한 핵심 실행자였다.

조홍 육군 준장은 12·12 군사반란 당일 수도경비사령부 헌병단장(대령)으로 전두환 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장태완 수경사령관 △정병주 육군특수전사령관 △김진기 육군본부 헌병감을 연희동 음식점으로 초청해 지휘부대에서 떼어놓았다.

경찰과 국정원 소관에는 1960~1990년대 발생했던 간첩조작사건 등의 관련자가 수여받은 훈·포장과 대통령·국무총리표창이 포함됐다. 과거 대공업무를 맡으며 민주화운동가들을 고문하고 탄압한 경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간첩조작 사건 관련자들은 당시 간첩을 검거한 공적으로 포상을 받았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고 고문·가혹행위를 통한 허위자백 강요 등이 드러나면서 ‘검거 공적’ 자체가 거짓으로 판단돼 포상이 취소됐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연루된 경찰 출신 인사들 중에서는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 박처원 전 치안감, 홍승상 전 경감의 정부포상이 취소됐다. 강 전 본부장은 보국훈장 국선장 등을 포함해 4점의 포상이 취소됐고 박 전 치안감은 대통령 표창 등 4점이 취소됐다. 홍 전 경감도 대통령표창을 포함해 6점의 포상이 취소됐다. 이들은 전두환 정권 당시 발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축소·은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안 전 경감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가로 활동하던 김근태 전 의원을 비롯해 민주화운동 인사들의 고문을 주도했다. 이 전 경감과 함께 당시 학생운동 관련자를 고문한 김수현, 백남은 전 경정의 정부포상도 취소됐다.

이같은 정부포상 취소에 이재명 대통령은 “오랫동안 누적된 왜곡을 잘 정리했다”며 “잘못되거나 반론에 부딪히지 않게 꼼꼼하게 파악해 잘 다뤄달라”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서훈 취소안을 보고받고 이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번 정부포상 취소는 지난 1월 보국훈장 등 11건, 3월 무공훈장 10건에 이어 올해 세 번째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된 규정을 철저하게 검토했기에 추후 소송이 제기돼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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