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타이어…전통 車부품은 불황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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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도 오랜 업력의 부품회사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연기관 차량과 친환경차 가리지 않고 필수 부품 점유율을 늘린 결과다.

고무·타이어…전통 車부품은 불황 몰랐다

고무 관련 부품사가 대표적인 예다. 일반적으로 차체에는 습기와 먼지, 소음 등을 막기 위해 여러 고무 부품이 들어간다.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알앤에이, 평화산업, 동아화성 등 4개 고무 부품 제조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 증가했다.

국내 1위 차량용 고무 업체 화승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년 전보다 3.9% 늘어난 1조69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4% 증가했다. 이 회사는 차량 문과 트렁크 사이에 비나 먼지 등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고무 실링’을 생산한다. 회사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 모두 신규 차종 고무 제품을 고급화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고무·타이어…전통 車부품은 불황 몰랐다

고무를 많이 쓰는 타이어업체는 ‘교체 특수’로 콧노래를 불렀다. 국내 양대 타이어 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각각 9조4119억원, 4조53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3%, 12.1%씩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두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32.7%, 43.2%에 달했다. 영업이익률도 19%와 13%로 부품사 평균(2.4%)의 다섯 배 이상이었다. 레저용 차량(R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고가 타이어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전기차 타이어 교체 수요가 증가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일반 차량 타이어는 보통 4~5년마다 교체하는 데 비해 전기차 타이어 교체 주기는 2~3년이다. 전기차 배터리 출력이 내연기관 차량 엔진보다 강해 급제동과 급가속이 많아서다. 지난해 전기차 신차 타이어 수요는 주춤했지만 2021년 이후 판매된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교체용 전기차 타이어 판매가 급증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일반 차량에 들어가는 헤드램프 회사들도 불황을 비켜나갔다. 1954년 창립된 헤드램프 제조 1위 업체인 에스엘은 지난해 4조973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25%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3951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현대 제네시스용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중국 둥펑자동차와 지리자동차도 이 회사 LED 램프 도입을 확대한 영향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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