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좀 구워야겠다” 싶은 날… 지글지글 왁자지껄 갈비 한 점[김도언의 너희가 노포를 아느냐]

1 week ago 16

서울 마포구 용강동의 조박집. 돼지갈비 1인분에 250g으로 가격은 2만 원이다. 김도언 작가 제공 김도언 소설가 노포를 찾아다니다 보면 문을 들어서는 순간 들려오는 소리와 냄새,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만으로 그 집의 정체성이 선명하게 각인되는 곳이 있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 ‘조박집’도 내게는 그런 곳이다. 조박집은 1979년 조 씨 성을 가진 남편과 박 씨 성의 아내가 외식업을 시작하면서 문을 열었다. 조박집이라는 이름으로 지금의 마포에 자리를 잡은 건 1984년이라고 한다. 어느덧 40년을 훌쩍 넘긴 노포다. 지금은 2대가 가업을 잇고 있다. 조박집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돼지갈비 성지’로 통한다. 내로라하는 고깃집이 많은 마포에서도 손에 꼽히는 집이다. 직접 갈비를 떠 양념하고 숙성하는 것이 이 집이 오랫동안 지켜온 방식이다. 양념은 지나치게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숯불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면 돼지갈비 특유의 구수한 냄새와 양념의 달큰한 향이 함께 올라온다. 여기에 노린내가 날 수도 있는 돼지고기를 지그시 달래는 상큼한 동치미국수까지 더해지면 입안이 더없이 개운해진다. 돼지갈비와 동치미국수가 오랫동안 단골들에게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로 사랑받아 온 이유다. 그런데 내가 조박집을 특별히 기억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서두에서 얘기한 대로 이 집이 뿜어내는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다. 조박집은 음식을 먹는다기보다 일종의 잔치를 벌인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집이다. 두세 명이 한 테이블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이면 대부분 단체 손님들이 일렬로 세팅된 테이블을 채운다. 그들이 직장 동료이건 동창회나 동호회의 구성원이건 연출되는 풍경은 대동소이하다. 박장대소가 터지고, 술잔이 깨질 듯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구호와 노랫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불판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며 돼지갈비가 지글지글 익어간다. 사람들 이야기에 정신을 팔다 보면 어느 순간 불판 위 고기가 까맣게 타버리기 십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판 위 돼지갈비를 눈에 불을 켜고 지키는 한 사람이 있다. 어디든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경이로운가. 고기는 지글지글 익어가고 사람들은 왁자지껄 떠든다. ‘지글지글’과 ‘왁자지껄’은 돼지갈비 전문점 조박집만이 만들어내는 풍속어다. 나 역시 조박집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시인으로 등단하던 날, 시상식이 끝나고 뒤풀이를 이 집에서 했다. 불판 위에서는 갈비가 익어가는데, 테이블 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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