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 사회부 기자 전국 시도경찰청에는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라는 제도가 있다. 10여 명의 내외부 위원이 경찰 수사의 적정성 등을 살펴보고 필요하면 심의 결과를 해당 부서에 통보하는 제도다. 일종의 불복 절차이다 보니 아무래도 경찰 수사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주로 문을 두드리게 된다. 8월 25일 열린 서울경찰청 수심위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 수사와 관련한 2건의 신청 사건을 다뤘다. 한 건은 시민단체가, 다른 한 건은 김 의원의 전 보좌관이 신청한 것이다. 요는 경찰의 수사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김 의원의 신병 처리 문제를 지나치게 장고한다는 지적을 반복해서 받아 왔다. 수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것이 한참 전인데도 사건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8월 중순이 넘어가자 ‘사건 송치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로 미루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검찰이 송치한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김 의원의 전 보좌관은 신청서에 “구속영장 미신청이 수사상 필요가 아닌 지휘부의 권력 눈치 보기 등 다른 사정에 의한 것이 아닌지 심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수심위는 ‘1개월 이내 신속 처리’를 지시했다. 결정을 전달받은 공공범죄수사대는 2주 뒤인 이달 7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4일 만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일곱 차례 소환조사에 모두 응했다는 점,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단 이유였다. 김 의원이 혐의를 부인하며 내놓은 주장을 탄핵할 수 있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취지도 담겼다고 한다. 그래도 수심위의 결정은 미적대던 경찰의 등을 떠밀어준 것처럼 보였다. 뒤늦게라도 내부 견제와 심사 시스템이 작용한 것 아닐까. 경찰은 “수사는 생각보다 외로운 싸움”이라고 한다. 지휘 라인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부는커녕 옆 부서 사람에게도 터놓고 상의할 수 없다. 그러나 객관성을 담보하는 일에는 가끔 제3자의 시각도 필요하다. 수사 완결성을 높이고, 법리 검토를 돕는 ‘레드팀’ 역할이다. 수심위를 운영하는 수사심의계에 ‘수사 점검’의 역할이 있긴 하지만 규모나 역할 등을 고려하면 여의치 않다. 경찰청은 이달 16일 총경급 경찰관이 지휘하는 수사심의과를 이달 내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존 수사심의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고, 과 내에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등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전담 관리하는 수사협력계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또 일선서에 법률 전문가 등을 ...
[광화문에서/권기범]경찰 내 ‘레드팀’ 역할 할 심사-심의 제대로 혁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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