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계엄 당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 상황을 복원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이명현 특검팀도 2일 현판식을 여는 등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어 3특검 모두 본격적인 수사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란 특검은 회의록 초안 작성자로 지목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30일 밝혔다. 강 전 실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열린 국무회의의 회의록 초안을 사전에 작성한 인물로 지목됐다.
특검은 강 전 실장을 소환 조사하며 국무위원 공모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계엄 직전 열린 국무회의가 ‘5분 만에 끝났다’는 행정안전부 설명과 달리 회의록 초안에는 약 40분간 진행된 것으로 작성됐다가 이후 수정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을 단순한 형식 요건 충족을 위해 소집했는지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은 회의가 얼마나 실질적인 논의를 담았는지를 가리기 위해 해당 문건의 사전 작성 여부와 국무위원들의 발언·관여 수준을 조사 중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당시 국무위원의 적극적 관여 여부가 가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건희 특검과 해병대원 특검은 7월 2일 각각 서울 KT 광화문빌딩과 서초구 한샘빌딩에서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다. 두 특검은 지난 12일 임명 이후 특검보와 특별수사관 인선을 마무리하고 사건 이첩자료 확보를 마쳤다.
해병대원 특검팀은 현판식 당일 오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첫 피의자로 소환해 채 상병 순직 과정의 업무상 과실과 ‘불법 구명 로비’ 의혹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해당 로비의 배후에 김 여사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두 특검 모두 김 여사 소환에 경쟁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