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 스포츠동아DB
“개인적 각오나 목표는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49)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강설 여파로 시범경기 최종전이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나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그는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둔 만큼 개인적 각오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개인적 각오나 목표는 눈곱만큼도 없다”며 “난 그저 우리 두산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도록 선수들과 힘을 합치는 것에만 집중할 뿐”이라고 답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3년 계약을 한 이 감독은 여러 악재에도 팀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악재가 유독 많이 겹쳤다. 외국인선수들이 잇달아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가운데 오재원의 강압에 의해 약물을 대리 처방받은 주전급 선수 8명이 시즌을 통째로 날린 영향도 컸다. 이 감독은 한 시즌을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뎁스가 얄팍해졌음에도 어린 야수들을 성장시키며 팀을 지탱했다. 다만 2015년부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함께했던 팬들의 기대치를 채우기에는 성적이 조금 못 미쳤다.
이 감독은 두산의 명예회복을 위해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철저히 준비했다. 야수 중에선 개막 엔트리 합류가 유력한 김민석, 오명진 등의 젊은 선수가 이 감독에게 받은 기회 속에 한 뼘 더 성장했다. 이 감독은 또 이병헌, 김호준 등 2명의 젊은 좌완투수를 불펜에 두며 마운드를 새롭게 구축하기도 했다. 여기에 새 주장 양의지를 필두로 조성된 신구조화도 확인했다.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한 한편 새 주장이 만드는 분위기 속에 팀이 전체적으로 한 단계 성장한 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두산을 지난해보다 더 높은 곳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뿐이다. 마침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린 8명도 복귀해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여기에 지난해 경험을 쌓은 젊은 선수들까지 더해 가용 자원이 늘었다. 이에 수준급 야수층을 보유한 두산을 상위권 전력으로 분류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이 감독은 “올 시즌에는 우리 두산이 한 경기라도 더 이기고, 더 높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올해 우리가 더 많은 박수, 더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는 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