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별 요금제는 만능이 아니다…'1297만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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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용 전기요금에도 산업용처럼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계시별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정도 비싼 시간대를 피하고 싼 시간대로 사용을 옮기면 피크가 낮아지고,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도 줄어든다는 기대다. 한국전력이 2024년 11월 지능형 전력량계(AMI) 2,005만 호 보급 완료를 선언한 이후, "이제 요금제만 바꾸면 된다"는 단순한 도식이 정책 논의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4월 29일 공고한 2026년도 지능형전력망 시행계획은 "전력 新서비스 확산을 위한 계량 인프라 개선"을 핵심 과제로 올렸다. 신설 아파트 AMI 데이터의 한전 의무 연계, 제주 검침주기 단축(고압 15분→1분, 저압 60분→15분), 한전 계량데이터 관리시스템(MDMS) 인프라 보강, 에너지케어 앱 전국 확대가 패키지로 묶였다. 모두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확대를 위한 기반이라는 설명이다.

방향은 맞다. 전력시스템의 변화 방향을 고려하면 주택용 요금제도 언젠가는 시간대별 가격신호를 반영해야 한다. 다만 계시별 요금제만 도입하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는 기대는 과도하다. 스마트미터를 다 깔고 시행계획이 작동하기 시작해도, 가정의 수요반응이 곧장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측정과 변화는 다른 문제다

스마트미터는 시간대별 사용량을 측정하는 장치다. 그것이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바꿔주지는 않는다. 계시별 요금제도 마찬가지다. 가격신호를 줄 뿐, 그 자체로 수요반응을 보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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