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한 발언 할수록 수익 늘어
“10개 정치 채널 1주새 2억 수입”
전문가 “사회갈등을 상업적 이용”
“합의가 안 된다면 발포밖에 없을 것 같다. 경호처는 발포하라!”이달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 상황을 생중계하던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이렇게 외치자, 채널 채팅창에 ‘자유체제를 지키자’, ‘윤 대통령님 힘내세요’ 같은 응원 글과 후원금이 송금되었음을 나타내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후원금은 적게는 몇만 원에서 많게는 10여만 원에 이르렀다. 진행자가 정치적으로 과격한 발언을 할수록 후원금을 송금했다는 채팅도 늘어갔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이슈를 다룬 유튜브 채널 시청자가 늘어난 가운데, 이들 채널이 시청자 후원금으로 하루 수백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유튜브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이달 6∼12일 일주일간 시청자 채팅 후원금, 일명 ‘슈퍼챗(super chat)’을 통해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채널 10개 모두 정치 관련 유튜브 채널이었다. 이들 채널이 일주일 새 벌어들인 슈퍼챗 수익은 총 2억1000만 원에 달했으며, 10개 중 9개는 보수 혹은 극우 유튜버가 운영 중이었다. 1위를 차지한 극우 유투버 채널은 일주일간 4985만9800원을 벌었다.
문제는 이들 채널이 같은 정치 성향의 시청자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후원받기 위해 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정치적으로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 한 채널 운영자는 정치 편향적인 발언 뒤 “(이제) 수금 타임이다. 소중한 회사 비용으로 쓰겠다”며 대놓고 후원금을 요청하기도 했다.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정치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이 국민들의 분노 감정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사회의 이념 양극화 등이 심해지면서 사회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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