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기 힘든 기회였다" 엘동원 빈자리 메운 호주 국대, 박수와 함께 떠났다... 염경엽이 내건 '韓 복귀 조건' 무엇이었나

1 day ago 3
LG 코엔 윈(오른쪽)이 28일 잠실 한화전을 마치고 고별식에서 임찬규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코엔 윈과 선수단이 28일 잠실 한화전을 마치고 고별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 코엔 윈(26)이 박수와 함께 KBO리그를 떠났다.

윈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LG는 윈이 내려간 후 필승조를 총동원해 연장 승부를 펼쳤으나, 11회말 2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5-6으로 패했다.

이날은 윈의 KBO리그 고별전이었다. LG는 지난달 15일 잠실 삼성전에서 오른쪽 대퇴부 대내전근 손상으로 이탈한 '엘동원(LG+최동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0)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윈을 4월 21일 영입했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의 우완 투수 윈은 내년부터 KBO리그에 도입될 아시아 쿼터를 준비하기 위해 LG가 올해 미국 스프링캠프에 초청할 정도로 교감이 있던 선수였기에 빠른 영입이 가능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KBO리그 평균에 못 미쳤다. 이날도 3회 세 타자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계속해서 얻어맞으며 5회까지 버티지 못했다. 그러면서 KBO리그 최종 성적은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04, 23이닝 8탈삼진이 됐다.

가능성을 보여준 건 데뷔전인 지난 4일 잠실 SSG 랜더스전이 유일했다. 당시 윈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몸에 맞는 볼 2탈삼진 3실점으로 유일하게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에 성공했다. 평균 시속 145㎞의 직구에 포크가 주무기로 알려졌으나, 위력적이지 못한 구위에 포크의 무브먼트가 뛰어난 것이 아니어서 타자들에게 위협을 주지 못했다.


LG 코엔 윈이 28일 잠실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코엔 윈(오른쪽)이 28일 잠실 한화전을 마치고 고별식에서 캡틴 박해민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보여준 대로라면 KBO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 LG 염경엽 감독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경기 전 염 감독은 윈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는 취재진에 "5선발이 승률 5할이면 잘할 것 아닌가요"라고 미소와 함께 반문하면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해줬다고 본다. 롯데전, KT전 빼고 이겼는데, KT전은 5점 차를 뒤집힌 것이라 윈의 잘못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감쌌다.

내년 아시아 쿼터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건을 하나 내걸었다. 주 무기 포크볼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 LG는 에르난데스가 재활할 6주 기간에만 쓰기로 했음에도 윈의 구종과 그립 교정에 도움을 주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내년을 위한 밑 작업이었다.

염 감독은 "윈의 장점은 포크볼인데 스프링캠프에서 봤을 때만큼은 아니었다. 김광삼 투수코치가 포크볼 위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그립도 바꿨다. 그게 얼마나 더 좋아지느냐가 나중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정리하며 "다시 오면 선발보다는 중간으로 쓸 것 같다. 시속 146~147km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포크볼을 장착하면 1이닝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후 LG 선수단은 패배에도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 앞에서 윈의 고별식을 열어줬다. 주장 박해민이 선수단을 대표해 사진 액자와 윈이 처음으로 승리 투수가된 5월 4일 SSG전 기록지를 전달했다. 코팅된 기록지에는 선수단 한명 한명이 윈을 응원하는 메세지를 직접 적어 감동을 안겼다.

윈은 "좋은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다. 팀의 일원으로 받아주고, 반겨준 모든 팀원과 스태프에게 감사하다. 인생에서 경험하기 힘든 기회를 받은 것 같다. 또 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들의 응원은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