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은 일하고 싶다 ◆
자격증 5개도 서류전형 광탈
취업N수생에 밀려 면접 못가
졸업 후 취업 못하면 ‘공백기’
인턴 전전하다보니 2년 훌쩍
지방 청년들은 사우나 숙박도
청년 고용률이 2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청년들 절규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의 첫 취업 소요 기간은 평균 11.3개월이었고, 1년 이상 걸린 비율도 31.3%에 달했다. 10일 매일경제가 만난 전국의 취업준비 청년 15명은 “제대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학교 떠나지 못하는 청년들
대학에서 휴학은 취업준비를 위한 스펙 쌓기 기간이 됐다. 서울에서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김 모씨(25)는 3학기를 휴학하며 자격증 5개를 따고 해외봉사와 6개월 인턴 경험을 쌓았다. 김씨는 “서류에서 떨어질 때마다 공모전이나 인턴 경험이 더 필요한지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졸업 요건을 채우고도 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졸업유예’도 늘고 있다. 취업 실패에 따른 공백기를 피하고 학교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계속 이용하기 위해서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사 학위 취득 유예생은 2019년 1만3443명에서 지난해 2만769명으로 54% 증가했다. 수도권 대학 졸업유예생 A씨(25)는 “재학생이어야 학교 일자리센터와 각종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서 졸업을 미뤘다”고 말했다.
눈 낮춰도 좁은 취업문
지원 기업의 눈높이를 낮춰도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 대학 졸업을 앞둔 이 모씨(24)는 채용연계형 인턴을 포함해 20곳에 지원했지만 서류 합격은 3곳에 그쳤다. 이씨는 “사회 경험을 쌓기 위해 원하지 않는 회사에도 지원했는데 그마저 떨어지면 더 속상하다”고 했다.
서류 합격 뒤에도 인적성 검사와 면접 등 여러 관문이 남는다. 올해 상반기 대기업 문과 직무에 지원한 나 모씨(24)는 “재지원자와 경력직까지 소수 일자리에 몰려 인적성 합격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정답률 80%도 안정권이 아니어서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력 있는 신입’에 인턴 전전
기업이 ‘경력 있는 신입’을 선호하면서 인턴 경험은 사실상 필수가 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6년 신규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67.6%가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을 꼽았다.
김씨는 “대기업 인턴을 하려면 작은 기업에서의 인턴 경험이 또 필요하다”며 “첫 인턴에 합격하기 위해 자격증과 대외 활동을 1년간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비누랩스 인사이트가 전국 대학 3학년 이상 500명을 조사한 결과 인턴·계약직 경험이 2회 이상인 비율은 70.6%였다.
인턴과 취업준비를 병행하는 청년도 많다. 지난 5월부터 공기업 인턴으로 일하는 B씨(27)는 “신입 채용에서도 회사 경력을 중요하게 본다고 해 인턴을 시작했다”며 “동기 중에는 30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대를 졸업하고 두 번째 인턴을 하는 C씨(26)는 “인턴을 전전하다 보니 1~2년이 훌쩍 지났다”면서 “퇴근 후 취업준비를 반복하지만 기약 없는 미래가 불안하다”고 했다.
비용까지 더 드는 지역 청년
지역 청년들은 지방에 정착하고 싶어도 일자리 선택지가 좁아 수도권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대전에서 대학을 졸업한 강 모씨(28)는 “지역 일자리는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에 치우쳐 사기업에 취업하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D씨(27)는 “지자체 교육이 관광·서비스업에 집중돼 다른 직종을 원하는 청년은 지원받기 어렵다”고 했다.
취업준비 비용도 더 많이 든다. 면접을 보기 위해 교통비와 숙박비를 부담해야 하고 학원과 취업 스터디, 대기업 설명회 등 관련 인프라스트럭처도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2년간 구직 활동을 한 끝에 서울 취업에 성공한 지역 대학 출신 E씨(27)는 “서울에 취업해도 이사비와 보증금 등 ‘돈을 벌기 위해 필요한 돈’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 게 지방 청년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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