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 “산청 불길 안잡혔는데 헬기 왜 빼나” 산림청장 “의성 상황 너무 급하니 양해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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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경남도지사가 21일 산청군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산불 발생 현황과 진화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5.3.21 뉴스1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21일 산청군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산불 발생 현황과 진화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5.3.21 뉴스1
“산청 산불이 아직 안 잡혔는데 사전에 협의도 없이 헬기를 빼면 어떡합니까.”(박완수 경남도지사)

“경북 의성 산불 상황이 너무 급하니 양해 바랍니다.”(임상섭 산림청장)

전국 동시다발적인 산불로 진화 장비가 부족해지면서 산불 진화 헬기를 두고 관계 기관 간에 마찰까지 빚어졌다.

25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산청군 시천면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임상섭 산림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전 협의 없이 헬기를 재배치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산림청이 산청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32대 중 국방부 소속 헬기 등 6대를 의성 산불 현장으로 보낸 데 따른 것이다. 임 청장은 의성 산불 상황의 긴급성을 이유로 양해를 구했다. 결국 박 지사는 전남도, 전북도, 부산시 등으로부터 임차 헬기 7대를 지원받아 총 33대를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했다.

산불 진화 헬기가 부족해진 데는 외부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 진화헬기는 총 50대인데 이 중 KA-32 카모프(3000 L급) 기종의 러시아제 대형 헬기 29대 중 8대(28%)는 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헬기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탓이다. 산림청은 헬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7년까지 헬기를 8대 더 확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헬기 확충은 물론 조종사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환경연구부장은 “대형 산불이 번지는 와중에 또 다른 산불이 발생하면 헬기는 당연히 부족하다”며 “산불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헬기 수를 늘리고 조종사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기연 산불학회장은 “효율적인 산불 진압을 위해 더 많은 군 헬기를 동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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