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보려고 반차 썼습니다"…대낮부터 치킨집 '바글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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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1시께 서울 무교동의 한 치킨집에 손님들이 월드컵 경기 하이라이트를 시청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12일 오후 1시께 서울 무교동의 한 치킨집에 손님들이 월드컵 경기 하이라이트를 시청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12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치킨집.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는 끝났지만 매장 안팎에는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반차를 쓰고 나온 인근 직장인과 축구팬 200여 명은 대형 화면에 다시 나오는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며 환호했다. 결정적인 슈팅 장면이 재생될 때마다 박수와 함성이 터졌고, 일부 손님은 맥주잔을 부딪치며 “다음 경기도 여기서 보자”고 외쳤다.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가 오전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월드컵 특수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유통업계의 우려는 첫 경기 이후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과거 월드컵 소비가 심야 시간대 ‘치맥’에 집중됐다면 이번에는 점심시간을 활용한 단체 응원과 사무실·가정 내 간편식 소비로 수요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편의점업계는 예상보다 뜨거운 응원 열기에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날 서울 광화문 인근 CU 편의점에서는 삼각김밥 등 간편식이 매진됐고, 맥주 매대도 한때 텅 빌 정도로 판매가 몰렸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은 치킨을 최대 50% 할인하고 피자, 맥주, 안주류 할인 행사도 확대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응원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추가 할인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주류업계도 응원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의 ‘카스 뷰잉펍’에는 약 200명이 모여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직장인 김선재 씨(29)는 “반차를 내고 회사 동료들과 왔다”며 “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과 함께 응원하니 에너지를 받는다”고 했다. 오비맥주 카스는 월드컵 기간 도심 외식 명소를 응원 공간으로 꾸미고, 평일 오전에도 함께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치킨업계도 조기 영업으로 수요 잡기에 나섰다. BBQ는 일부 가맹점이 오전 8시30분부터 문을 열었고, 을지로입구점에는 기업 단체 예약이 몰려 100명가량이 매장을 채웠다. bhc도 홀 운영 직영점 9곳의 영업시간을 조정했고, 교촌치킨은 점주 자율로 조기 영업과 SNS 응원 이벤트를 열고 있다.

식품업계의 월드컵 한정 상품도 손흥민 효과를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파리바게뜨가 손흥민의 소속팀 LA FC와 협업해 선보인 제품 6종은 월드컵 시즌을 맞아 전주 대비 판매량이 약 10% 늘었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60만 개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월드컵 특수가 야식 중심에서 ‘브런치 응원’과 ‘참여형 마케팅’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전 경기라 소비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첫 경기 응원 열기가 예상보다 강했다”며 “대표팀 성적에 따라 남은 경기에서 유통·외식업계의 월드컵 마케팅이 더 공격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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