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흥행’한 ADR이 오히려 반도체 잡았다

1 day ago 1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반도체 실적 고점 우려가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9% 가까이 폭락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동반 급락하면서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흥행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본주 매도세가 거세지며 하루 만에 15% 이상 밀렸다.

1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700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4월 29일(6690.90)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오전 코스피200선물 급락에 따른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정지) 발동에 이어 오후 1시28분을 기해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유가증권시장 기준 역대 13번째이자 올해 들어 7번째로, 반도체주 급락이 반복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이례적으로 커졌음을 보여준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만500원(10.70%) 내린 25만4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최대 일일 낙폭인 15.37%(33만5000원) 급락으로 184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한 영향이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압력도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10일 나스닥 ADR 상장 이후 관련 기대가 소멸한 점이 낙폭을 키웠다. ADR은 공모가보다 12.8% 상승하며 흥행했지만, 미국 상장을 앞두고 국내 주가에 기대감이 선반영된 상황에서 이벤트가 마무리되자 ‘셀 온 더 뉴스(sell on the news·뉴스에 팔아라)’ 성격의 매물이 쏟아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 하락에 대해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SK하이닉스 ADR 상장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이벤트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나타난 가운데, 2분기 실적이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긍정적 펀더멘털과 주가의 단기 안정성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최근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유동성이 집중되면서 작은 악재에도 포지션 청산이 주가 변동을 증폭시키는 구조가 형성돼 있어 급락의 영향이 며칠에 걸쳐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8.07포인트(4.55%) 내린 799.36에 마감하며 800선을 내줬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