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암찾는 의사’ 이원경 예젤유의원 원장
SNS 타고 의약정보 홍수
오히려 환자들 혼란 키워
건강검진도 대다수가 ‘과잉’
내 몸에 맞는지 안 맞는지
판단하는 능력 더 중요해져
“의료 쇼핑을 할 만큼 한국은 병원 접근성이 좋고, 의료 정보도 넘쳐나지만 정작 환자들의 정보 이해력과 판단력은 의료 수준에 비해 부족한 수준입니다.”
인터넷과 TV,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만 있다면 손쉽게 건강 정보를 손에 얻을 수 있는 시대이지만 각기 다른 조언에 휩싸여 오히려 깊은 혼란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국민의 10명 중 6명은 부정확한 건강 정보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만 19세 이상~75세 미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정보 인식을 조사한 결과 63.6%가 부정확한 건강 정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심지어 건강정보 이해, 활용 수준 평가에서는 평균 점수가 32.65점으로 나타나 낮은 수준을 보였다.
취사선택을 하기 어려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뭐가 진실이고 상술인지 가려내는 환자의 ‘건강 문해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건강 문해력은 단순히 다량의 건강 지식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분류하고 판단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능력을 말한다.
영상의학과 전문의이자 의료 유튜버로 활동 중인 이원경 예젤유의원 대표원장(43·사진)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환자들이 갖고 있는 정보는 이미 충분히 많고, 직접 의료 논문을 검색할 만큼 인터넷 검색 능력도 뛰어나지만 문제는 ‘좋은’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CT나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활용해 육안으로는 쉽게 보이지 않는 미세한 병변까지 찾아내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을 거쳐 영상의학과 전공의를 수료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암 찾는 의사 이원경’에서 각종 암의 원인과 위험을 알리고 있다. 저서로는 ‘습관은 암도 멈추게 한다’와 ‘바디 시그널’이 있다.
과거에는 의료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의사들이 치료 방향성을 결정했다면 현대 의료에서는 환자의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 환자들이 질병과 치료법을 쉽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고 당뇨나 고혈압, 암 사후관리 등 중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보니 환자들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치료 방안을 결정하는 사례가 나온다. 글로벌 의학계에서 환자들의 건강 문해력에 주목하는 이유 역시 의료 결과를 바꾸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어서다.
이 원장은 정보의 바닷속에서 환자들이 가장 먼저 자기 몸 상태를 기준으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원장은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극단적인 사례는 일반적인 환자의 상태와 다를 수 있다”며 “주요 증상의 중요한 두 가지 기준을 찾아 지속성과 변화가 있는지 살피고, 헷갈릴 때는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환자들이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의료진 역시 언어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원장은 “의료진은 가장 먼저 지식 전달에서 판단의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며 “유방암은 ‘이런 증상이 있다’가 아니고 ‘이런 증상이면 병원에 가야 한다’고 정확히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어려운 의학 용어는 환자들의 결정을 돕는 쉬운 언어로 바꿔 소통하는 것도 권장된다. ‘비특이적 소견’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는 식의 애매모호하고 장황한 말 대신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혹은 ‘바로 추가 검사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명료하게 설명하면 소통의 불확실성을 확연히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매해 건강검진을 받는다고 해도 건강 문해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연령대별로 자신에게 필요한 세부검진이 무엇인지, 적절한 검사 주기는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는 환자가 다수다. 이 원장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비조영 복부 CT, 전신 PET-CT, MRI와 같은 검사는 자칫 과잉 진단의 위험을 안길 수 있다” 며 “건강검진의 미학은 ‘많이’ 하는 것이 아닌 ‘맞게’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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