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들썩이는 과일값…배값 평년 대비 62% 상승
농식품부 “기온 영하로 떨어지진 않아 피해 크지 않을 것”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고, 본격적인 과수 개화기는 아닌 만큼 피해가 크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강원 산지 등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리고 영남 지역에는 큰비가 내렸다. 수도권과 충청,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는 강풍특보가 발효됐다. 전날(14일) 아침에도 강원도 설악산의 최저기온이 영하 8.3도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경북 봉화 영하 1.8도, 강원 정선 영하 1.1도, 전남 순천도 0도를 밑돌았다.
이처럼 오락가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개화기를 맞은 과수에 피해가 우려된다. 개화기에 접어든 배와 복숭아는 각각 영하 1.7도, 영하 1.1도 부근에서 저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특히 과수 주산지인 경북 상주 등에서는 배꽃이 활짝 핀 시점에 차가운 비와 우박이 덮치면서 과수 생육에 피해가 우려된다. 상주는 지난달 28~30일에도 최저기온이 -3.9~-5.2℃를 기록하면서, 배꽃이 영하권 날씨에 노출돼 300곳이 넘는 농가에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개화기 저온에 민감한 배는 기온이 급격히 하강하면 꽃잎 갈변, 암술머리 고사 등이 발생해 수확기 배 과수의 수확량 저조, 상품성 저하 문제 등이 우려된다.
이상기후로 지난해 배 가격 71.9% 급등…올해도 금값 될까최근 들어 반복된 이상기후는 작황 부진으로 이어져 과일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실제 배 가격은 지난해 냉해로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71.9%(2024년 소비자물가동향) 급등한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신선과실 물가 상승률(17.1%) 중에서도 배의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배는 지난해 저온 피해로 생산량이 평년 대비 40% 이상 감소하면서, 가격이 뛰었다. 올해에도 개화기를 맞아 이상기온이 반복될 경우, 수확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이 재현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배 가격은 전년에 비해서는 낮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난 11일 기준 배(신고·15kg·상품)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9만 7800원으로, 평년에 비해 62.12% 높다. 대규모 과수 피해가 발생한 지난해(12만 3029원)보다는 20.51% 낮지만, 전월(9만 4343원)과 비교하면 3.66% 상승했다.
이번 주 개화기를 맞은 복숭아도 저온에 취약한 만큼 피해가 예상된다. 사과도 영하 1.7도 이하에서 1시간 이상 노출될 경우 피해 가능성이 있다. 사과의 경우는 최근 산불로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등의 피해로 수급에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에 산불이 발생한 경북 북부지역은 전국 사과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 사과 가격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로는 두 배 가까이 높다. 사과(후지·10kg·상품)는 11일 기준 8만 9320원으로 평년(5만 621원)에 비해 76.45% 상승했다. 전년(9만 9540원)보다는 10.27%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전월(8만 5215원)과 비교하면 4.82%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식품부 “저온 피해, 영하 기온에서 심화…이번 피해 크지 않을 것”농식품부는 대체로 저온 피해가 영하로 기온이 떨어질 때 심화하는 만큼, 이번 꽃샘추위에 따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개화기 생육 상황을 점검하며 과수 수급 및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눈이 내리긴 했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보통 0도 아래로 내려가면 수분이 얼면서 괴사 피해가 심해지는 데, 그 정도는 아닌 걸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주 개화가 본격화된 이후 피해 여부를 보다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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