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1.7조 팔았는데…코스피 반전에 '뭉칫돈' 몰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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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16일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시 활성화에 대한 정부 의지가 재확인된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까지 나오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룻동안 1조7000억원어치 매집한 덕분이다.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 기대심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승장이 더 지속될 것이란 게 증권가 관측이다.

◇주역은 반도체 매집한 외국인

반도체 투톱 쓸어담는 外人에…코스피 '파죽지세'

이날 코스피지수는 1.24% 오른 3449.62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5거래일 연속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역대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은 13거래일로, 1984년 1월 19일∼2월 2일과 2019년 3월 29일∼4월 16일, 같은 해 9월 4∼24일 등 총 세 차례 있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7032억원과 785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나홀로 1조7639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3.84%), 전기·전자(3.16%), 운송장비·부품(1.47%), 건설(1.07%) 등이 상승했다. 화학(-0.92%), 비금속(-2.64%), 의료·정밀기기(-0.52%), 증권(-1.05%) 등은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67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주다. 이달 들어서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2조5682억원, 2조7518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압도적인 외국인 순매수 1, 2위다.

증권가에선 미국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의 호실적 발표 이후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황 수혜가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주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관련주의 이익 성장 모멘텀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소재·부품업체 주가도 ‘껑충’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도 상승세다. 장비 제조회사 원익IPS 주가는 이달 들어 13% 넘게 뛰었다. HBM 장비 제조사 한미반도체와 반도체용 식각액 공급업체 솔브레인도 각각 13%, 29% 상승했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 하나마이크론(38%)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소부장주의 매집 세력 역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한미반도체 주식을 342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 투자가는 원익IPS와 하나마이크론을 각각 423억원, 427억원 순매수했다.

반도체 소부장주가 올해 상승장에서 다소 소외되자 투자 매력이 더 커졌다는 게 증권가 해석이다. 주요 반도체 소부장주는 2021년 고점 대비 40~50%가량 낮은 상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 대형사 투자가 늘기 때문에 소부장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이 유지되면서 시장 관심이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옮겨가고 있다”며 “증시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따.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주간 종가)은 10.1원 내린 1378.9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25일(1377.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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