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주장 → 승격 주장’ 약속 지킨 인천 이명주…“자존심·자존감 모두 떨어졌는데, 이제는 트로피 세리머니 고민합니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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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 주장’이 아닌 ‘승격 주장’으로 다시 자리매김한 이명주(인천유나이티드)다. 그는 팬들과의 약속을 위해 이번 시즌 자신의 모든 힘을 쥐어짜냈다.

지난달 2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에서 인천유나이티드는 경남FC를 3-0으로 꺾고 잔여 일정(3경기)과 관계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압도적인 선두를 내달린 인천. 윤정환 감독 부임 후 빠르게 색채가 녹아들었다. 말 그대로 ‘적수가 없었다’. 2위 수원삼성이 마지막까지 우승 가능성을 두고 추격해왔지만, 인천은 시즌 초반 잡은 1위 자리를 끝까지 지켜내며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

이명주. 사진=김영훈 기자

이명주. 사진=김영훈 기자

지난해 인천은 K리그1에서 끊임없는 추락 끝에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구단 최초 강등의 굴욕 속에서 1년 만에 반등을 약속했고,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윤정환 감독과 함께 승격을 일궜다.

주장 이명주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킨 것에 대해 “시즌 내내 팬들과의 약속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꼭 지키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경기가 끝난 뒤 안도감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라. 행복하고 홀가분하다”라고 말했다.

이명주는 ‘강등 주장’이 아닌 이제 ‘승격 주장’이 됐다. 지난해 팀의 주장을 맡으며 팀의 부진에 가장 마음 아파했었다. 지난 2월 남해 동계 전지훈련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올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꼭 1년 만에 승격하겠다”라고 다짐한 바 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이 뱉은 말을 지켜냈고 인천을 다시 K리그1으로 이끌었다. 이명주는 “지난해 주장직을 맡은 뒤 강등을 당했다. 너무나 자존심도 상했고, 자존감도 떨어졌었다. 제 역량이 여기까지인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시즌을 시작할 당시 스스로 많이 가라앉은 상태였다”라고 고백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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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올해 부주장인 (김)도혁이, (이)주용이가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두 사람이 ‘형, 다시 명예 회복하자’는 말을 자주 해주더라. 감독님, 선수들 모두 저를 믿고 신뢰를 보내줬기에 잘 회복하고 주장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명주는 인천 팬들을 향해 “늘 우리 팬들의 응원 소리는 크다. 오늘은 유독 더 크게 들렸다. 그만큼 팬들도 간절했던 순간(승격)이 아니었을까. 인천 구단과 선수들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팬들의 더 큰 응원을 전달받았기에 우리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모두 팬들 덕분이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인천의 트로피 세리머니는 오는 23일 충북청주와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열린다. 이명주는 인천의 첫 K리그 우승인 만큼 최고의 장면을 만들고 싶어 하는 모양이다. 그는 “남은 기간 동안 트로피 세리머니 영상을 좀 많이 챙겨봐야 할 것 같다.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 중이다. 시뮬레이션도 해봐야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승격 지분’을 두고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승격을 위해 앞장섰다. 제 지분이 많지 않을 것 같다. 한 1% 정도?”라고 덧붙였다.

[인천=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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