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뿐 아니라 중국과도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역 협상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무역 협상이 그렇게 금세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또 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을 해임하고 싶다고 했는데요. 이로 인해 채권 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법적 걸림돌 등 월가는 해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지만요. 트럼프 대통령이 '병 주고 약 준' 가운데 17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1. 일본과 협상 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 큰 진전"이 있었다고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폭스비즈니스뉴스는 "백악관 관계자는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곧 일본과의 무역 협정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시점이나, 세부 사항은 없지만, 현재까지는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협상단 보고를 받은 뒤 "건설적 논의가 이뤄졌다"라면서도 "여전히 입장 차가 있다. 쉬운 협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일미군 경비 분담, 일본 내의 저조한 미국 차 판매량, 무역적자 등 3가지 개선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양국은 이달 말 다시 한번 협상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일본에 중국과의 무역을 제한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양국은 긴밀한 안보 동맹이지만, 일본의 중국과 교역 규모는 미국과의 교역 규모보다 크다. 일본 재계는 베이징과의 안정적 관계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다음주 일본 정부의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 TSMC "관세 영향 없다…AI 매출 두 배"
엔비디아, ADM, 인텔 등에 대한 AI 칩 중국 수출 통제로 반도체 업계가 우울한 가운데 대만에서는 이를 상쇄하는 긍정적인 소식이 나왔습니다. TSMC가 1분기 실적을 내놓았는데요. 1분기 이익은 전년 대비 60% 늘었고 매출은 42% 증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력한 수요"가 있다면서 올해 AI 매출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요. 2025년 실적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CC 웨이 회장은 "지금까지는 관세로 인해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고객 행동에 변화가 보이지는 않지만 관세 정책의 잠재적 영향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위험이 존재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의 반도체 관세 부과 이전에 AI 칩 사재기 가수요가 나타났을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관세로 인한 글로벌 무역 혼란이 예상되는 와중에 미국에서 고성능 AI 반도체에 대한 재고 비축 수요가 증가한 결과 TSMC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보였다"라고 풀이했습니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0.4% 수준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전 내내 보합권을 오르내렸습니다. 사실 새벽에만 해도 주가지수 선물의 상승세는 상당했습니다.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는 트럼프 메시지, TSMC의 실적에서 확인된 여전히 강한 AI 수요 덕분이었죠. 그러나 아침에 발생한 또 다른 두 가지 뉴스가 투자심리를 차갑게 만들었습니다.
3. "파월 해임 시급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파월 의장 해임이 이보다 더 시급할 수는 없다"(Powell’s termination cannot come fast enough!)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오늘 아침 유럽중앙은행(ECB)은 7번째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항상 너무 늦고 틀리는" 파월 의장이 어제 또 전형적이고 완전히 엉망인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실제 ECB는 오늘 예금금리를 25bp 인하해 2.25%까지 낮췄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지속적 무역 긴장과 디플레이션 압력 증가로 인해 긴박감이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50bp 인하 옵션이 논의되었지만, 25bp 인하가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몇 주 전만 해도 여러 위원이 금리 인하를 건너뛰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파월 의장은 어제 "관세 인상 수준은 어떤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라면서 "금리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당분간 더 명확한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정책 변화로 인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개 목표가 상충될 수 있다"라고 했는데요. 어느 목표를 우선시할지 묻자 "물가 안정 없이는 강한 고용 시장도 없다"며 물가 대응이 더 중요하다고 시사했습니다. 이런 견해는 다른 위원들도 많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오늘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를 변경할 필요는 없다. 관세로 인해 올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에 기자들과 만나 "파월 의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해임하고 싶다면 파월 의장은 정말 빨리 해임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임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확신한다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지난 몇 개월간 파월 의장 해임을 비밀리에 논의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월 의장 후임으로 유력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 등과 그런 얘기를 해왔다는 것이죠. 하지만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이 꾸준히 반대해왔다고 전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파월 의장 교체는 막대한 비용에 비해 별다른 이점이 없다고 밝혔다는 겁니다. 베센트 장관은 최근 Fed의 독립성을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될 '보석 상자'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끝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Fed처럼 독립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 노동관계위원회(NLRB) 등에서 이사, 위원들을 해임했습니다. 이런 해고가 Fed에도 적용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는데요. NLRB에서 해고당한 윌콕스라는 전 이사가 소송을 냈는데, 대법원은 일단 판결을 내릴 때까지는 해고가 유효하다고 해고를 인정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TD코웬은 "대통령이 Fed 이사회에서 민주당이 임명한 인사들을 제거하는 걸 정당화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갔다"라고 평가했죠. 그러나 윌콕스 소송에서 피고인 미 재무부는 "Fed의 임기 보장은 고유한 역사를 가진 별개의 문제다. 그 문제는 여기서 쟁점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도 어제 "우리의 독립성은 법으로 보장된다"라고 말했습니다. WSJ은 "파월을 해임하려고 해도 실질적 이점이 거의 없다. 파월은 소송을 낼 것이고 판결이 날 때까지 계속해서 Fed를 이끌 가능성이 크고,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소송은 이어질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래도 해임을 강행한다면 금융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그런 행위는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미 국채와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고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Fed가 금리를 내리도록 하면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릴 수도 있습니다.
RSM은 "대규모 무역 충격은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고, 성장 둔화와 실업률 상승(시차를 두고)을 초래하여 스태그플레이션을 부른다. 정책적 해결책은 금리 인하가 아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유명 경제학자인 올리비에 블랜차드는 "정부가 절대 넘어서는 안 될 한계선이 있다면,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특히 재정 정책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때 더욱 그렇다. 만약 투자자들이 Fed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결론짓는다면, 경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포렉스닷컴은 "정부는 확실히 확장적 통화정책을 추진할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킬 것이다. 그래서 묶여있던 인플레이션 기대가 풀리면서 올라갈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 결과로 달러와 미 국채에 대한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금값은 치솟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포렉스닷컴은 다만 (Fed에 대한 최종 권한을 가진) 미 의회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4. 인플레이션은 다가오는데…
그렇지 않아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큽니다.
포드는 오늘 관세 계획이 철회되지 않으면 올여름 신차 가격을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딜러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5월부터 생산되는 신차, SUV, 트럭부터 이러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것이죠. 이런 차량은 6월과 7월에 딜러 매장에 입고될 예정입니다.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는 1분기 알루미늄 관세(25%) 비용으로 약 2000만 달러가 발생했고, 2분기에는 비용이 9000만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입장인데요. 알코아는 "단기적으로 미국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새 제련소를 건설하는 데는 수년이 걸리고, 미국 수요를 맞추려면 최소 5~6개의 제련소가 필요하다. 이런 제련소는 거의 7개의 신규 원자로 혹은 10개 이상의 후버댐 건설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가장 효율적 방안은 캐나다산 알루미늄을 수입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랙스톤은 관세가 부동산 자산에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 효과는 건설 비용을 상승시키고 신규 공급을 더욱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는 부동산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류, 아파트 부문의 착공 건수는 이미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5. 아직 유지되고 있는 소비
아직은 미국의 경제 성장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실물경제 데이터를 가리키는 '하드 데이터'는 더 그렇습니다.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12일)는 21만5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22만 5000건)보다 더 적습니다. 2주 연속으로 요청한 지속 청구 건수는 188만5000건으로 예상(187만 건)을 살짝 웃돌았지만, 여전히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3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11.4% 감소(예상 -5.4%)해서 연율 132만 4000건을 기록했습니다. 4개월 내 최저입니다. 건축 허가 건수는 1.6% 증가(예상 –0.6%)했습니다.
필라델피아 연은이 발표한 제조업 지수는 3월 12.5에서 4월 -26.4까지 급락했습니다. 컨센서스인 10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2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신규 주문, 배송, 고용 등이 모두 악화했고 지급 가격은 크게 올랐죠. 또 다른 스태그플레이션 지표입니다.
그러나 부동산과 제조업 데이터가 나쁜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소비자 심리 등 소프트 데이터도 마찬가지이고요. 2022년 Fed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뒤 계속 나빴는데요. 정말 침체는 오지 않았죠. 소비, 고용 등 하드 데이터는 여전히 괜찮습니다. 어제 발표된 3월 소매판매는 1.4%나 증가했죠.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월가 기대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고요. 연간 실적 가이던스도 유지했습니다. 회원들의 카드 지출이 "고객층 전반에 걸쳐 지속해서 강세를 보였으며, 2024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은 4월 9일까지의 체이스 카드 사용액을 기준으로 따지면 4월 소매판매는 0.49%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고객 카드 데이터를 봐도 12일로 끝난 주까지 가구당 카드 지출 총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습니다.
최근 주요 항공사가 암울한 수요 전망을 내놓았는데요. 교통안전청 (TSA) 통계를 보면 4월 15일까지 7일간 1745만 명이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습니다. 전년 동기 1728만 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입니다.
6. 트럼프 "협상 잘 되고 있다" "중국, 유럽과도 협정"
보합 선을 오르내리던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끝낸 뒤 그는 "모든 국가와 무역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많은 국가가 협상하고 싶어 한다. 솔직히 나보다 그들이 더 협상하길 원한다. 우리는 (그들의 입장을) 들을 것이며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베센트 장관도 "'빅 15(Big 15)' 경제국과 협상을 우선하고 있다"라며 "일본과의 전날 회담은 환상적이었으며 EU와도 통화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 한국은 다음주에 오며 인도와도 대화 중인데 그것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에 전화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중국과 매우 좋은 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또 EU와의 협상에 대해서는 "100% 무역 협정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협정을 원한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럽이든 다른 누구든 협정을 맺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것(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협상 타결 발표에 대해서는 "어느 시점에"라면서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또 소셜미디어를 통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EU, 중국에서는 약간은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EU가 무역 협상에서 실패하면 보복 조치의 하나로 미국에 수출 제한 조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수출 제한은 중국의 희토류처럼 미국에 필수적이고 대체하기 어려운 상품을 대상으로 합니다. 블룸버그는 또 "EU 금융감독당국이 미국 국채가 여전히 위험이 없는 '안전자산'이라고 간주할 만한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채권 시장의 변동성,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만약 습니다. 만약 미국 국채를 위험자산으로 분류할 경우 유럽의 보험사 등은 미 국채를 상당 부분 매도해야 할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예멘의 후티 반군의 미 군함 공격을 돕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군부와 연계된 중국 위성 회사가 예멘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에게 미국을 표적으로 삼는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월가도 유럽, 중국 등도 결국 합의할 것으로 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요. UBS는 "미·중 관계에서 최근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몇 달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한발 물러설 것으로 예상하며, 미·중 양국 모두 관세는 약 34%로 내릴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34%는 무역이 겨우 유지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7. 넷플릭스 "관세 영향 없다"
S&P500 지수는 오후 2시 30분께 1% 가까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원론적 발언을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내일은 부활절로 휴장합니다. 사흘 연휴 기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장 막판 매도세가 나타난 이유입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13%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나스닥은 0.13% 하락했고, 다우는 1.33%나 떨어졌습니다. 다우30 종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나이티드헬스가 실망스러운 실적과 가이던스를 제시한 뒤 무려 22.35%나 폭락한 탓입니다. 연간 주당순이익이 26~26.50달러 사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는데요. 기존 가이던스 29.50~30달러보다 대폭 낮아졌습니다. 컨센서스 29.72달러에도 못 미치고요.
엔비디아는 2.87% 하락하면서 이틀째 큰 폭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찰스슈왑은 "수출 제한 조치는 칩 수출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라이선스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데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그때쯤이면 칩은 이미 구식이 되어 판매가 불가능할 수 있다. 중국은 엔비디아 매출에서 약 13%를 차지하는데, 이는 몇 년 전 26%에서 감소한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뛰어난 실적을 내놓은 TSMC도 0.05% 강보합 수준에 그쳤습니다.
알파벳은 연방법원에서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불법적 독점 행위를 하고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지난 8개월 동안 구글을 불법적 독점 기업으로 규정한 두 번째 판결입니다. 주가는 1.38% 하락했습니다.
넷플릭스는 1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 시간 외에서 3% 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1분기 실적 요약:
-주당순이익(EPS): 6.61달러 (컨센서스 5.68달러)
-매출: 105억4000만 달러 (컨센서스 105억 달러)
-영업이익: 33억 달러 (컨센서스 30억 달러)
◈2분기 가이던스
-EPS: 7.03달러 예상 (컨센서스 6.24달러)
-매출: 110억4000만 달러 예상 (컨센서스 108억8000만 달러)
-영업이익: 36억 8,000만 달러 예상 (컨센서스 32억8000만 달러)
매출 증가 요인으로는 최근 구독료 인상과 광고 기반 요금제 확대가 꼽힙니다. 2025년 전체 매출 가이던스를 435억~445억 달러로 유지했습니다. 전년 대비 12~14% 성장률에 해당합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27%에서 올해 29%를 목표합니다. 넷플릭스는 관세 영향에 대해 "전반적인 사업 전망에는 실질적 변화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8. 금리 상승 불안 재현?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국채 10년물은 5.4bp 오른 4.333%를 기록했고요. 2년물은 1.4bp 상승한 3.80%에 거래됐습니다. 파월 해고 논란이 커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JP모건은 "국채 수요가 가격에 민감한 투자자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간 프리미엄이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 미 재무부는 2년, 5년, 7년 국채를 경매할 예정입니다. ▲22일(화) 2년물 690억 달러 ▲23일(수) 5년물 700억 달러 ▲24일(목) 7년물 440억 달러를 매각합니다.
달러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16% 오른 99.44를 기록했는데요. 일본이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환율 관련 요구를 하지 않았다"라고 밝히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였는데도 많이 오르진 않았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올해 1967년부터 따져서 사상 두 번째로 나쁜 출발을 한 상태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달러는 올해 약세를 보여왔고, 예상보다 높은 관세 발표가 시장을 놀라게 한 이후 더 가속화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관세는 통상 미국을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만들어 달러 강세를 유도하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관세율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고, 적용 범위도 넓었으며, 산정 방식도 매우 조잡했다는 점에서 시장 반응은 달랐다. 대부분의 관세 조치가 현재 유예되었지만, 이번 조치가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를 해쳤다고 판단한다. 이는 미국의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달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불어, 이번 관세는 미국의 제도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달러와 미국 자산들이 누려온 ‘과도한 특권’을 약화시켰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달러 전망을 크게 수정해 달러 약세가 계속되고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큰 수혜자는 유로화가 될 수 있다. 향후 12개월 동안 유로/달러 환율이 1달러당 1.20유로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지금까지 유럽에서 미국으로 흘러갔던 자금 흐름이 되돌려질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9. 다음주 테슬라, 알파벳 실적 주목…어닝시즌 출발 부진
다음주 어닝시즌에는 기술주들이 등판합니다. ▲22일(화) 테슬라가 나오고요. ▲23일(수) IBM과 램리서치 ▲24일(목) 알파벳과 인텔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보잉, 버라이즌, AT&T, 머크, 아메리칸항공 치폴레, 넥스트라에너지, 펩시코 등도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현재까지 어닝시즌은 부진한 출발을 보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12%가 실적을 보고했는데요. 71%가 컨센서스보다 높은 EPS를 보고했는데, 이는 5년 평균 77%, 10년 평균 75%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전체적으로 기업들은 예상보다 6.1% 높은 순이익을 내놓았는데요. 이는 5년 평균 8.8%, 10년 평균 6.9%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금융사들이 내놓은 긍정적 EPS 서프라이즈는 IT 기업 등의 EPS 추정치 하향 조정으로 일부 상쇄되었습니다.
칩 장비 제조업체 ASML의 경영진은 관세와 관련해 "최종 결과는 당분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제 프롤로지스는 "최근 글로벌 관세와 그로 인한 불확실성이 없었다면 2025년 전망치를 높였을 것"이라고 밝혔고요.
경제 데이터로는 신규 및 기존 주택 매매 데이터가 나오고요. 내구재 주문이 발표됩니다. 워낙 관세 협상 진행에 시장 이목이 쏠려있고, 경제 데이터는 향후 크게 변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투자자 관심은 낮아진 상태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