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와 처벌의 도구?’, “내부 통제는 모두를 보호하는 안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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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올림픽파크텔서 제34차 스포츠 정책 포럼 개최
'스포츠 분야 굿 거버넌스 구현 위한 과제' 주제
안세영 폭로·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예시
황은숙, "한국 체육계가 안고 있는 문제 축소판"

  • 등록 2025-04-24 오전 7:00:13

    수정 2025-04-24 오전 7:00:13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누구의 책임인지 물었을 때 더는 ‘모른다’고 답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황은숙 상무가 23일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제34차 스포츠 정책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황은숙 법무법인 지평 경영컨설팅센터 상무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제34차 스포츠 정책 포럼 ‘스포츠 분야 굿 거버넌스 구현을 위한 과제’에서 내부 통제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굿 거버넌스와 내부 통제 전략’을 주제로 선정한 황 상무는 “최근 대한민국 체육계는 연이어 타지는 인권 침해와 조직 비리 문제로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며 “수십 년간 반복되고 묵인돼 온 이러한 문제는 개별 인사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의 작심 발언과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을 예로 들었다.

황 상무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구조적 문제는 단순히 안세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체육계 전반이 안고 있는 문제의 축소판”이라며 “선수 개인의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니라 체육계가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임을 알리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홍명보 감독,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 조직의 구조적 한계와 거버넌스 결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정리한 황 상무는 개선을 위해 △선수 중심 거버넌스 체계 구축 △독립적 인권 기구 및 윤리 감시 기구 강화 △투명한 조사 및 책임 규명 체계 마련 △심리적·의료적 보호 권리 보장 제도화 △수직적 문화 탈피 및 수평적 소통 문화 장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한국 스포츠 조직이 여전히 성과·권위 중심의 구조에 갇혀 있으며 선수의 인권과 참여는 부차적 요소로 치부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축구계를 넘어 스포츠 행정 전반의 내부 통제 부재와 책임 회피 문화를 상징한다”고 전했다.

감독 선임 논란에 대한 개선점으로는 △책임 구조 제도화 △프로세스 투명성과 문서화 △선정위원회 구성의 독립성과 다양성 보장 △평가·보상 연계 구조 설계를 꼽았다.

황 상무는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굿 거버넌스 재정립과 내부통제 시스템의 고도화 및 실효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 체육계는 엘리트 중심의 성과주의 문화 속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뤘으나 이면에는 선수 인권 침해, 조직 내 비리, 불투명한 의사 결정 등의 구조적 문제가 누적돼 왔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거시적 관점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상무는 “아직 한국 스포츠계에서는 거버넌스가 단순한 행정 구조나 권한 분배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굿 거버넌스 재정립의 핵심 요소로는 △법과 제도의 정비 △책임성과 투명성 △민주적 대표성과 참여 △지속가능성 △윤리와 반부패 시스템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개념을 한국 스포츠 상황에 맞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3일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제34차 스포츠 정책 포럼의 모습.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23일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제34차 스포츠 정책 포럼의 모습.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단

내부 통제 체계의 구조적 방안 강화를 위해서는 △책무 구조 도입 △내부 통제 정책 및 실행 전력 마련 △내부감사 조직의 독립성 확보 △이해 상충 방지 제도화 △내·외부 제보 시스템 고도화 △독립된 제3자의 점검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선수 인권 보호 시스템 제도화, 정치·관료적 영향력 차단 및 자율성 확보,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통해 굿 거버넌스를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상무는 “기존 체육 조직은 책임이 불명확하고 권한이 집중되며 외부 감시가 어려운 구조”라며 “책무 구조 도입을 통해 역할별 책임, 실행, 감독, 자문을 명확히 구분하고 이를 조직 규정과 제도에 연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스포츠계 문제는 제도와 문화의 총체적 실패에서 벌어졌으나 이젠 변해야 한다”며 “책임을 설계하고 권한을 명확히 하면서 통제 장치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상무는 “일각에서는 내부 통제를 ‘감시’와 ‘처벌’의 도구로 오해하나 진정한 내부 통제는 모두를 보호하는 안전망”이라며 “‘누구의 책임인가?’라고 물었을 때 더는 ‘모른다’고 답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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