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마찬가지로 부산에서도 공사비 인상 규모를 놓고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지역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지방 최초 ‘아크로’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 해운대구 우동 삼호가든(우동1구역)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인 DL이앤씨와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앞서 DL이앤씨는 2021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제안 공사비는 3.3㎡당 609만원. 이후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폭등했고 공사비를 재산정해야 했지만, 양측은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이에 조합 측은 오는 30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무효 취소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부산시민공원 촉진4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을 맡았던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비를 2.5배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하자 계약을 해지했다. 인접한 부산진구 범천 1-1구역 재개발 사업 역시 공사비 인상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부산시민공원 촉진3구역은 최근 시공사인 DL이앤씨가 3.3㎡당 공사비를 765만원에서 828만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청했고, 조합 측은 다음달 7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 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남천동 삼익비치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연산동 망미주공아파트(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시공사 단독 경쟁입찰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조합과 달리 건설사들이 분양시장 침체와 사업성 악화 등을 이유로 공동도급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지난 15일까지 3차례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이 건설사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부산 지역의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요 사업장이 공사비 인상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면서 “공사비 고공행진이 고착화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