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인공지능(AI)’을 앞세워 투자자를 기만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AI 기술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는데 첨단 테크 기업인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끌어들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연방검찰청(SDNY)은 최근 온라인 AI 쇼핑 앱 네이트의 창업자 앨버트 새니저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네이트는 사용자가 메시지로 제품 사진을 보내면 AI가 자동으로 최적의 쇼핑 옵션을 찾아주는 기능으로 유명해진 스타트업이다.
2018년 설립된 네이트는 AI 기술을 앞세워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포어러너벤처스 등 현지 투자자로부터 모금한 금액만 5000만달러(약 72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론 AI 기술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트가 주장한 AI 기술은 필리핀 콜센터 인력 수백 명을 동원해 수작업으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짜 AI를 앞세운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2023년 미국 AI 기업 프레스토오토메이션은 ‘AI 드라이브스루 소프트웨어’로 주목받았으나 대부분 인간 수작업으로 구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AI 법률 기술 유니콘인 이븐업은 AI 기반 자동 판결 분석 서비스를 내세웠지만 대부분 업무를 인간이 맡아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AI 관련 서비스가 전혀 개발되지 않았는데 데모 영상 하나로 수십억원을 투자받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