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협상 90% 완료”… 국경 軍주둔, 막판 걸림돌로

6 hours ago 2

하마스 “‘필라델피 통로’ 의견차 커”
네타냐후, 휴전후에도 軍주둔 고집
‘反이 투쟁’ 수감자 석방 두고도 이견

20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배급소에서 난민들이 빈 그릇을 들고 절규하고 있다. 이날 북부 자발리야에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10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칸유니스=AP 뉴시스

20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배급소에서 난민들이 빈 그릇을 들고 절규하고 있다. 이날 북부 자발리야에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10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칸유니스=AP 뉴시스
14개월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최근 큰 폭으로 진척됐지만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주둔 문제와 포로 교환 대상자 여부 등을 두고 양측의 의견 차이가 커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휴전 협상에 참석한 하마스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90% 완료됐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자지구 최남단과 이집트 국경을 잇는 ‘필라델피 통로(회랑)’에 이스라엘군이 계속 주둔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필라델피 통로는 가자지구 국경 중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직접 맞닿지 않는 곳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이곳을 이용해 다양한 무기를 밀반입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협상에서도 필라델피 통로에 계속 주둔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그간 하마스는 이 같은 이스라엘군의 입장에 반대했지만 최근에는 필라델피 통로를 따라 수km 너비의 완충지대를 조성하는 게 가능하다는 의견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군의 집중 공격에 전력이 크게 무력화됐고,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5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늘어나면서 민심도 싸늘하기 때문이다.

협상 관계자들은 필라델피 통로를 둘러싼 이견만 조정되면 며칠 내로 휴전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논의된 휴전안은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3단계 휴전안과 유사하다. 1단계에서는 6주간 전투 중단과 인질 일부 석방,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가 진행된다. 2단계에선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완전 철수(필라델피 통로 인근 주둔 제외)와 인질 전원 석방, 3단계는 가자지구 재건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다만 하마스의 인질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이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에서 양측은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하마스 측은 2000년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이스라엘 독립 투쟁)를 이끈 파타당 고위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의 석방을 원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군 주둔 문제, 포로 교환 문제 등에서 합의가 이뤄져 실제로 휴전이 발효된다면 이집트와 카타르의 감독하에 가자지구로 하루에 구호트럭 500대 반입, 가자지구 북부로 피란민 귀향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2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니파 반군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 중심의 시리아 과도정부는 HTS 출신 아사드 하산 알 시바니와 무르하프 아부 까스라를 각각 외교장관과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국제사회와의 관계 구축 및 정상 국가를 지향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은 극단주의자로 분류했던 HTS의 수장 아흐메드 알 샤라에 대한 현상금 1000만 달러를 최근 해제하는 등 유화적인 움직임을 취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 카타르 등도 대표단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파견하거나 대사관을 재가동하는 등 향후 시리아 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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