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급난 장기화]
호르무즈 불확실성에 유가 널뛰기… 정유업계 6월물까지 간신히 보유
정부, 단기 파급효과엔 “영향 없을것”
여름 휴가철 ‘항공 대란’ 불가피… 일각 “항공유 수출제한 등 고려를”
● 전쟁 후 유가 변동성 300% 폭증

일단 정부와 정유업계는 단기 파급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전쟁 이후 호르무즈 봉쇄로 쿠웨이트산 원유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불가항력 선언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국내 정유사들 역시 전쟁 이후 쿠웨이트의 지리적 위치를 고려해 공급 차질을 예상하고 대체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 7월물 확보 비상… 韓 ‘항공유 수출 제한’ 가능성도
문제는 이번 조치가 수급난 장기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의 진짜 고민은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따른 7월 원유 물량 확보 변수다. 현재 정유업계는 6월 물량까지는 간신히 맞췄으나, 7월물 수급을 앞두고 깊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줄다리기로 ‘희망 고문’ 속 글로벌 유가 변동이 극대화되는 데다, 중동 외 타 지역의 원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유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정부 내부의 기류도 더욱 긴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 부처 등이 현재 원유 수급 상황을 일주일 전보다 더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장기화된 원유 수급 불안은 석화업계를 넘어 항공업계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항공유 부족 사태로 여름철 ‘항공대란’까지 점쳐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향후 6주 내 일부 유럽 국가에서 항공유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글로벌 항공사는 항공유 가격 상승과 항공유 부족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 노선은 각각 촘촘하게 연결된 구조라 노선 취소 및 축소가 계속되면 이용객들의 환승에까지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세계 최대 항공유 공급국인 만큼 한두 달 치 항공유 재고 여유가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항공유 수출 제한’ 등 극단적 조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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