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의 민간 연구 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CE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부담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 경고했었다. 하지만 올 2월 1.0%였던 전망치를 3월 1.6%, 4월 2.7%로 높이더니 지난달 4.0%까지 높였다. 불과 넉 달 사이에 성장률 전망을 네 차례나 상향한 것이다.
가레스 레더(Gareth Leather) CE 시니어 이코노미스트(Senior Economist)는 “아시아 경제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대부분 털어냈으며, 인공지능(AI) 관련 제품에 대한 강한 수요가 견조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ING은행도 최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4.0%로 1%포인트 상향했다. 강민주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2일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7~12월) 한국의 에너지 공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고 반도체 모멘텀은 기존의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하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두 곳뿐 아니라 JP모건(3.7%), 내셔널호주은행(3.6%), 호주뉴질랜드은행(3.6%), 씨티그룹(3.5%) 등 10여 곳의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3.0% 이상의 성장률을 점치고 있다. 이는 5월 발표된 한국은행의 전망치(2.6%)를 웃도는 수준이다.
여러 기관들의 성장률 눈높이를 끌어올린 주역은 반도체다. 세계적으로 AI 투자 경쟁이 격화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한 첨단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낙관론에 힘이 실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다음 달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기존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 보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 역시 1.8%로 4월 발표된 속보치(1.7%)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19일 한국금융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기계적으로라도 2.6%에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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