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초과학 외면할 때 日은 회사원이 노벨상[곽재식의 안드로메다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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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돌파구/나카무라 슈지 지음/박준성 옮김/255쪽·1만5000원·전파과학사 대략 30년쯤 전부터 10월이 되면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왜 일본은 노벨상을 많이 받는데 한국은 노벨상을 받지 못하냐란 이야기다. 이제 한국인 수상자도 두 명이나 나왔지만 지금은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왜 없냐”로 질문이 바뀌어서 비슷한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다. 대개 그 답변도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당장의 성과만 중시하는 연구 풍토가 바뀌어야 하며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 응용과학뿐만 아니라 인류 지성의 깊이를 더하는 기초 과학에 꾸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답이 단골이다. 나는 그 대답에 대부분 동의한다. 그런데 30년째 비슷한 말이 강조되다 보니 약간은 역효과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은근히 “기초 과학은 돈이 안 되는 것”이라는 고정 관념이 세상에 퍼져 나가는 것 같다는 뜻이다. 누군가 기초 과학에 관심을 가지면 으레 “돈은 안 되는 뜬구름 잡는 연구”일 거라는 편견도 스멀스멀 생겨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 단적으로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 중에 2014년 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는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개발로 LED 실용화의 길을 열었다는 공으로 상을 받았다. 2019년 화학상 수상자인 요시노 아키라는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에 공을 세워 상을 받았다. LED, 리튬이온배터리 모두 공교롭게도 지금 한국 산업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거대한 사업이다. 두 사람은 모두 아예 해당 분야의 회사에 적을 두고 기술 개발에 참여하며 연구를 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회사가 돈을 벌려고 투자한 연구개발 과정에서 기초 과학 분야의 성과도 나오면서 노벨상 업적이 탄생했다는 뜻이다. 2002년 노벨상 수상자인 다카나 고이치 역시 회사원으로 연구하며 노벨상을 수상했는데, 그는 심지어 석사, 박사 학위도 없이 그야말로 회사에서 일을 배우며 연구를 진행해 기초 과학에도 공헌한 인물이었다. 독특한 자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기초 과학인 만큼 기초 과학 연구의 성과는 널리 공유되기만 한다면 거의 항상 다양한 산업적인 결과와 응용 분야를 만들어 낸다. 나는 이러한 사실이 널리 공감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노벨상 수상자 나카무라 슈지가 직접 쓴 ‘분노의 돌파구’는 일본 과학계에 대해 살펴볼 때 꼭 참조해볼 만한 책이다. 나카무라는 결국 일본 기업, 사회와 갈등을 빚은 끝에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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