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우리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약 560억달러(75조원)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의 WGBI 편입이 국내 채권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했습니다. 기금운용본부는 이 자리에서 WGBI 편입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뿐만 아니라 국내 채권 수익률이 상승해 국내 채권 포트폴리오의 성과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Q. 세계국채지수란.
A. FTSE 러셀(Russell)은 지난 10월 한국을 세계국채지수에 편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FTSE 러셀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자회사로 S&P 다우존스, MSCI, CRSP와 함께 세계 최대 시장지수(market indices) 산출기관 중 하나입니다.
세계국채지수를 의미하는 WGBI는 'World Government Bond Index'의 약자로,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지수(BBGA)'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GBI-EM)'와 함께 세계 3대 국채지수로 손꼽힙니다. 미국, 일본, 영국을 포함해 25개 주요 국가들의 국채가 포함돼 있어 '채권선진클럽'으로도 불립니다. 추종자금 규모만 2조5000억달러로 알려져 있습니다. FTSE 러셀은 이번 편입 확정 발표 후 1년 뒤인 2025년 11월부터 실제 지수 반영을 시작해 1년 동안 분기별로 단계적으로 편입 비중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Q. 한국 정부가 4수 끝에 WGBI 편입에 성공한 배경은.
A. FTSE 러셀은 채권시장의 규모, 국가신용등급, 시장접근성 수준 등을 고려해 매년 3월과 9월에 관찰대상국의 편입 여부를 결정합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의 국가 중 WGBI에 편입되지 않았던 국가는 한국과 인도뿐이었습니다. 한국은 시장 규모와 국가 신용등급 요건은 충족했지만, 시장접근성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그동안 WGBI 편입에 실패했습니다.
금융당국은 WGBI 편입을 위해 시장접근성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추진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외국인 국채 투자 비과세, 국제예탁결제기구 국채통합계좌 개통,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폐지, 외환거래 시간 연장 등이 있습니다.
FTSE 러셀은 이번 발표에서 한국의 시장접근성 수준이 기존 1단계에서 WGBI에 편입할 수 있는 2단계로 재분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2022년 9월 편입 직전 단계인 '관찰대상국' 지위에 오른 이후 2년 만에 4번째 도전 끝에 편입에 성공한 것입니다.
Q. WGBI 편입으로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는.
A. WGBI 편입으로 인한 기대 효과로는 WGBI를 추종하는 안정적인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 국채시장에 유입되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전반에 걸쳐 나타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로 인해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WGBI 추종 자금은 주로 장기적인 패시브 투자 방식의 자금으로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낮은 특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채 수요 기반이 안정적으로 확대되면서 미래의 예상치 못한 재정지출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