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군사분계선(MDL) 쪽으로 평균 2㎞가량 북상시키고 서울 여의도 면적의 150배에 달하는 군사시설 제한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한다. 군사시설 규제 완화로 수십 년간 제한된 접경 지역 개발과 주민 재산권 행사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파주, 양주 등 경기 북부와 양구 등 강원 지역이 수혜지로 거론된다.
국방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군사시설 규제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접경 지역 민통선을 기존 MDL 이남 평균 8㎞ 수준에서 평균 6㎞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민통선은 군사작전상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설정한 기준선으로, 법적으로는 MDL 이남 10㎞ 범위 안에서 지정할 수 있다.
국방부는 지역별 지형 여건과 작전계획을 검토한 결과 민통선을 평균 6㎞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여의도 면적의 약 90배(약 270㎢)에 해당하는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제보호구역은 군사시설 보호구역 가운데 민간인 출입과 토지 이용 제한이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이다.
모든 지역에서 일괄적으로 민통선이 2㎞씩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국방부는 산악지대가 있는 동부전선 일부 지역은 작전 여건상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민통초소 이전, 경계 펜스와 폐쇄회로TV(CCTV) 설치 등 통제 수단을 보완한 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민통선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완화 조치로 파주, 연천, 철원, 김포 북부 등 대표적인 경기 북부 및 강원 접경 지역의 토지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주고 가격 상승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한보호구역도 대거 풀린다. 국방부는 군사작전상 중요성이 낮은 지역까지 일괄적으로 묶여 있던 제한보호구역 지정 기준을 손질해 여의도 면적의 약 150배(약 450㎢)에 해당하는 지역을 해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통선 조정에 따른 완화 면적과 제한보호구역 해제 면적을 합치면 전체 규제 완화 규모는 여의도 면적의 약 240배에 달한다. 전체 군사시설보호구역의 9% 안팎에 해당한다. 국방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부대별 작전성 검토와 지형 측량을 거쳐 준비가 완료된 지역부터 차례로 보호구역을 해제할 계획이다.
접경 지역 경제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보호구역에서 풀리거나 규제가 완화된 토지는 건축·개발 행위 때 군 협의 부담이 줄어 토지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 그동안 군사시설 규제로 사업성이 낮게 평가된 관광·물류·농업 기반시설, 산업시설 부지 등은 개발 검토가 한층 쉬워질 전망이다. 지방정부도 도로 확충과 관광단지 조성 등 지역개발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개발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초기 단계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다빈/구은서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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