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여의도 10배 면적 규제완화
상암 주변 비행안전구역 해제
수색역세권 복합개발도 탄력
고양 화전·창릉신도시도 수혜
LH "사업성 제고방안 검토"
군 당국이 서울·경기·강원·세종 일부 지역에서 여의도 면적의 10배에 달하는 2916만㎡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하거나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수도권 공공택지와 서울 서북권 개발사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건축물 고도제한 등 사업성을 떨어뜨렸던 규제가 풀리면 기존 택지의 주택 공급 규모와 토지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신규 택지를 확보하지 않고도 공급 여력을 넓힐 수 있는 카드로 평가된다. 고양창릉 신도시는 낮은 개발밀도를 다시 설계할 여지가 생겼고, 평택고덕 신도시는 군사시설 규제에 묶였던 약 1만가구의 주택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수색비행장 주변 1982만㎡다. 고양시 강매동·덕은동·도내동·현천동·화전동 일대 1760만8691㎡와 서울 마포구 상암동 156만4417㎡, 은평구 수색동 64만6559㎡가 비행안전구역 해제 대상에 포함됐다.
후속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들 지역에 적용되던 최고 45m 안팎의 건축물 높이 제한이 사라진다. 아파트로 따지면 약 15층 수준에 묶여 있던 고도제한이 풀리면서 공동주택은 물론 업무·산업시설의 높이와 배치를 보다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된다.
◆ 고양화전·덕은 45m 높이제한 풀려
특히 고양창릉 신도시는 개발밀도를 높일 가능성이 열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창릉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은 188%로 3기 신도시 가운데서도 낮은 편이다.
LH는 수색비행장 일대 고도제한 완화를 창릉지구 개발계획에 반영할 경우 주택과 자족시설의 공급 규모, 사업성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건축물 높이 제약이 줄면 공동주택과 업무·산업시설의 배치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창릉 신도시는 1·2기 신도시와 비교해도 용적률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비행안전구역 해제가 사업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마포구 상암동에서도 장기간 지연된 정비·복합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은평구는 수색동 일대 대부분이 비행안전구역 규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도제한을 받아온 옛 수색14구역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과 수색역세권 복합개발사업도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고양시에서는 화전동·덕은동·현천동 일대 개발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고양 화전·창릉 지역을 지역구로 둔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창릉 신도시와 고양시 발전을 가로막던 규제의 족쇄가 풀렸다"며 "규제 완화로 발생하는 추가 개발이익을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투입하도록 국토교통부·LH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평택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서는 탄약고 이전에 따라 제한보호구역 133만㎡가 해제된다. 이로써 군사시설 규제에 막혀 있던 공동주택과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 사업도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LH에 따르면 탄약고 주변에 계획된 공동주택은 총 1만4179가구다. 이 가운데 미군의 사용 권한이 아직 반환되지 않은 탄약고 구역의 4320가구를 제외한 9855가구가 이번 규제 해제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 강원 속초·세종도 지역개발 편해져
강원 지역에서는 속초시 장사동·영랑동 일대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이 지역은 1991년 군 통신시설 보호를 위한 제한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군 통신시설 반경 2㎞ 안에서 앙각 2도를 초과하는 건축물의 신축과 증축이 제한돼 왔다.
세종시도 조치원비행장 기존 활주로 주변 비행안전구역 69만5080㎡가 해제되면서 원도심 개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군사시설 규제 완화는 기존 공공택지의 활용도를 높여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정부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신규 택지는 후보지 선정과 지구 지정, 주민 협의, 토지 보상에만 수년이 걸린다. 반면 이미 확보한 신도시와 개발사업지의 높이·밀도 규제를 풀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추가 공급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규제 해제가 실제 주택 공급 확대로 이어지려면 도시계획 변경과 기반시설 확충 등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뒤따라야 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부가 도시계획 변경과 기반시설 조정까지 신속하게 이어가야 기존 택지에서 최대한의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 박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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