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통화에서 자국 군 사령관을 ‘반대편’ 인물로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태국의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해당 군 지휘관과의 직접 만나 정치적 파장을 수습하려 나선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패통탄 총리는 조만간 분씬 팟깡 태국군 제2군 사령관을 직접 찾을 예정이다. 패통탄 총리는 북동부 국경 지역을 방문해 분씬 사령관과 대화를 시도하며 긴장 완화를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최근 외부에 유출된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전 총리)과의 17분간의 전화 통화에서 비롯됐다. 통화에서 패통탄 총리는 분씬 사령관을 ‘반대 진영’ 인물이라며 “그의 발언은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군을 자극한 것이다.
분씬 사령관은 캄보디아와 접한 북동부 지역 부대를 지휘하고 있으며, 지난달 28일 캄보디아군과의 소규모 총격전 이후 “캄보디아와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하는 등 강경 노선을 강조해 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패통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태국에서는 군이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해온 만큼, 정치 지도자들은 전통적으로 군과의 갈등을 경계해왔다.
패롱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집권당 프아타이당은 이번 파문 이후 연정 파트너였던 제2당 품짜이타이당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과 차트타이파타나당이 연정 잔류를 밝혀 가까스로 과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패통탄 총리는 지난해 8월 태국 역대 최연소 총리이자 두 번째 여성 총리로 선출됐다. 그의 아버지 탁신 전 총리와 고모 잉락 친나왓 전 총리는 군부에 의해 축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