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도심의 반 이민 반 정부 시위에서 극우파 토미 로빈슨이 이끄는 시위대가 13일(현지시간) 나라를 되찾겠다며 영국 국기와 흰색 바탕에 빨간 십자가 그려진 잉글랜드 깃발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P=뉴시스
영국 런던에서 이민 정책 등에 반대하는 극우파가 주도하는 시위에 11만 명이 집결했다. 시위 주동자는 토미 로빈슨(본명 스티븐 약슬리 레논)이라 불리는 반이민 반무슬림주의자다. 로빈슨은 반이슬람 등을 내세워 영국에서 가장 세력이 큰 극우파 단체 ‘영국 국방연맹’을 창설한 인물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간) 런던 도심이 극우파들의 대규모 시위에 점령됐다. 런던 경찰은 시위 및 행진에 10만 명~11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유나이트 더 킹덤(Unite the Kingdom·영국 통일)”을 외치며 반대파들과 충돌했고, 폭력도 불사했다.
런던 도심의 반 이민 반 정부 시위에서 극우파 토미 로빈슨이 이끄는 시위대가 13일(현지시간) 나라를 되찾겠다며 영국 국기와 흰색 바탕에 빨간 십자가 그려진 잉글랜드 깃발을 흔들고 있다. AP=뉴시스
이 과정에서 폭력 행위를 진압하기 위한 현지 경찰과 충돌하면서 극심한 혼란도 벌어졌다. 로빈슨의 시위대 일부는 경찰관들을 주먹과 발로 폭행하고 병 등을 던져 부상을 입혔다고 한다. 이를 막기 위해 방패 등으로 무장한 진압대가 추가로 투입됐고, 1000명이 넘는 경찰이 현장에 배치되기도 했다. 로빈슨은 집회에서 “지금 영국에서는 이 나라를 건설한 영국인 보다 이민자들이 법정에서 더 큰 권리를 인정 받고 있다”며 시위대를 이끌었다. 시위대는 “난민선을 멈춰라” “그들을 돌려보내라” “이젠 너무 지쳤다, 우리 아이들을 구하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런던 도심을 가들 메웠다. 또 잉글랜드의 빨간 십자가 그려진 흰색 깃발과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을 흔들며 “우리 나라를 되돌려 달라(we want our country back)”는 구호를 외쳤다.
런던 도심의 반 이민 반 정부 시위에서 극우파 토미 로빈슨이 이끄는 시위대가 13일(현지시간) 행진하고 있다. AP=뉴시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영국이 유럽에서 영국 해협을 통해 몰려오는 이민 문제로 국론이 양분된 시기에 발생했다.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다수 영국인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올해 여름 들어 불법 이민자들이 묵고 있는 호텔이나 숙소 앞에서 반이민 시위대가 항의시위를 벌이는 일들이 빈번해지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에티오피아에서 온 한 불법 이민 남성이 런던 교외에서 14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이같은 사태에 불을 지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극우 집회에서 영국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과 화상으로 대화하는 모습. X 캡처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올해 여러 차례 영국 정부의 좌편향과 이민 수용 정책을 맹렬히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영국은 몰락하고 있다. 서서히 침식 당하다가 나중에는 대규모 통제 불능 이민집단의 유입으로 빠르게 침식당해 망할 것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