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부산 탈환 흔들 가능성
조국당 “건전한 경쟁이 바람직”
여당내 “지방선거전 합당” 목소리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내년 지방선거의 방향과 전략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5일 사면·복권 후 정치 무대에 복귀하면 내년 지방선거 때 당세가 강한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합 없이 독자 후보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민주당은 전통적 텃밭인 호남뿐 아니라 서울 충청 부산 등 내년 지선에서 광역단체장 탈환을 노리는 전략 지역에서도 조국혁신당이 독자 후보를 낼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고심에 빠지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해 4·10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투표로만 24.3%의 득표율로 12석을 따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맡아 치른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를 앞세운 조국혁신당은 전국 17개 시도 중 광주 전남 전북 세종 부산 등 5곳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섰다.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목표로 삼은 서울, 부산, 충청 지역 광역단체장 탈환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연합은 조국혁신당에 서울에선 3.3%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고, 부산에선 1.7%포인트 뒤졌다. 자치구별로도 민주연합은 서울 25개 구 중 강남 서초를 제외한 23개 구에서 앞섰지만, 그중 16개 구에선 조국혁신당과의 격차가 5%포인트 미만이었다. 조 전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선 조국혁신당이 부산 16개 구군 중 10곳에서 민주연합을 앞섰고, 열세인 6개 구에서도 표차는 0.29%포인트(동구)∼3.0%포인트(사상)에 그쳤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충청은 충남·충북도지사와 대전·세종시장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으로선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해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세종(31%)에서 민주연합(25.1%)을 앞섰고, 충남(7.2%포인트)과 충북(5.6%포인트), 대전(3.7%포인트)에서 민주연합과의 표차도 근소한 수준이었다.
민주당에선 서울시장에 조 전 대표가 독자 출마를 고수하는 시나리오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올 6월 대선에서도 서울은 이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후보의 표차가 5.5%포인트에 불과해 경기(14.2%포인트 차)보다 적었다. 조 전 대표를 서울시장 단일 후보로 내세우면 대선주자의 길을 터주는 것이고,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하면 조국혁신당에 내줘야 할 반대급부가 클 수 있어서다. 민주당에서는 지방선거 전 합당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2일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지선 전에) 합당해서 지선, 총선, 다음 정권 재창출까지 해야 우리나라가 살 수 있다”며 “찬반이 있지만 합당이 되리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서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한 번도 진지하게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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