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체포]
보수 표심-중도 확장성 놓고 고심
홍준표 “尹 희생자” 오세훈 “불구속”
보수층 결집속 한동훈은 말 아껴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당심(黨心)이 중요한 당내 경선에선 ‘탄핵 반대’ 표심을 고려해 윤 대통령과 마냥 거리를 둘 수 없고, 대선 본선에서 중도 확장을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하는 딜레마에 처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윤 대통령 체포 당일인 15일 “대통령 수사는 공수처가 손을 떼고, 불구속 상태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앞서 탄핵에 찬성했던 오 시장이 불구속 수사를 주장한 것은 윤 대통령에 대한 당원 및 보수층의 동정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6일 “(역사적 평가에서는) 윤 대통령도 좌파들의 집단적 광기의 희생자라고 보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홍 시장은 탄핵에 반대하는 등 ‘집토끼’를 우선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 시장 측 관계자는 “탄핵에 찬성한 다른 여권 주자들과는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당 대표 사퇴 이후 윤 대통령과 관련된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친한(친한동훈)계에선 “한 전 대표가 강성 지지층보다는 중도층을 우선한 행보를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여권 대선 주자 중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김 장관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관련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사과 요구를 홀로 거부했다. 여당 관계자는 “강성 보수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라고 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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