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행정부, 리비아·르완다로 이민자 송환 추진”…법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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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수송 항공기, 리비아로 비행 계획 제출
트럼프 “모른다. 국토안보부에 물어봐라” 일축
“강제 송환 막아 달라” 가처분…법원 “명령 위반”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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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리카 리비아와 르완다로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리비아와 르완다 측과 범죄 전과가 있는 이민자들을 송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리비아와는 공식 협상을 통해 이른바 ‘안전 제3국 협정’ 체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경에서 체포된 난민 신청자들을 리비아로 송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주 리비아 측 대표단이 워싱턴을 찾았는데, 회담에서 이같은 추방 계획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무부와 리비아 측은 회담이 추방과 관련 없다고 부인했다.

리비아로 추방 계획은 실행 단계까지 진전된 것으로 파악된다.

비행 추적 자료에 따르면 미국 공군 C-17 항공기는 이날 텍사스 샌안토니오 켈리필드에서 리비아 미스라타 공항으로 비행 계획을 제출했다. C-17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몇 달간 이민자 수송에 사용한 항공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해당 비행 계획에 질문받자 “모르겠다. 국토안보부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유엔과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리비아는 수년간 이주자를 강제 노동, 구타, 강간, 고문 등 학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리비아에 여행 경보 4단계를 내려 “범죄, 테러, 미발견 지뢰, 납치, 무장 충돌 우려가 있으니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르완다로 이민자를 송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로선 르완다행 비행 계획이 확정된 건 아니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민자 지원 단체들은 리비아로 이민자 송환을 막기 위한 긴급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한 필리핀 불법 이민자는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으로부터 리비아로 송환될 것이라는 구두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법원은 리비아 등 제3국으로 이민자를 추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브라이언 머피 매사추세츠연방법원 판사는 “4월 30일 예비금지명령 수정안은 국토안보부가 이 금지 명령을 회피하기 위해 비시민권자에 대한 통제권 또는 이민 관련 업무 집행 권한을 국방부 포함 다른 기관에 이양할 수 없음을 더욱 명확히 규정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발견하지 못했지만, 언론 보도대로 그러한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해당 강제 조치는 법원 명령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피 판사는 지난달 사법적 절차 없이 출신국이 아닌 제3국으로 이민자를 추방하지 말라고 명령했었다.

리비아 외무부 및 국제협력부는 성명을 내 “미국 당국과 이민자 송환 관련 어떤 합의나 협조도 단호히 부인한다”는 입장을 냈다.

엘살바도르 등으로 이민자를 추방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송환처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말 우크라이나에 추방자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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