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상원의원이 인텔 이사회에 최고경영자(CEO)인 립부탄의 중국 관련 의혹과 우려 해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미국 정계의 중국 견제가 가속화되는 분위기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 톰 코튼은 인텔 이사회의장인 프랭크 이어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인텔 이사회가 탄 CEO에게 중국군이나 공산당과 관련된 중국의 칩 회사에 대한 투자 철회를 요구했는지” 물었다. 또 “탄 CEO가 국방용 마이크로 전자 제품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보안 인클레이브 프로그램’에 인텔이 관여하면서 중국 기업과의 관계도 적절하게 공개했는지도 질의했다. 이 프로그램은 연방 자금이 지원되는 프로그램이다.
서한에서 코튼은 탄CEO가 인텔에 채용되기전 재직했던 케이던스사에 소환장이 발송된 사실 관련, 이사회가 관련 우려를 해소했는지도 언급했다.
지난 주 반도체 설계 회사인 케이던스 디자인은 지난 주 자사 칩 설계 제품을 중국 군사 대학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하고 1억 4천만 달러 이상을 합의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 해당 대학은 핵폭발 시뮬레이션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튼 의원은 "인텔 사업의 보안성 요소 및 무결성,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로 이 서한을 이사회 의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코튼은 "인텔은 미국 납세자들의 세금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관련 보안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탄씨의 관련 행적이 인텔이 이러한 의무를 이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립부탄은 말레이계 중국인으로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의 난양공과대학을 거쳐 미국의 MIT를 졸업하고 미국에 귀화했다. 올해 3월 팻 겔싱어 후임으로 인텔 CEO에 취임했다.
4월에 로이터 통신은 탄 CEO가 직접, 혹은 자신이 설립한 벤처 펀드를 통해, 수백개의 중국 기업에 투자했으며, 그 중 일부는 중국군과 연계돼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 대상은 주로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로 최소 2억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탄CEO는 중국 기업에 보유한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밝혔으나 로이터가 검토한 중국 데이터에 따르면, 그의 투자중 상당수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시민이 중국 군과 연계됐다 해도 중국 기업에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다만 해당 기업의 미국 재무부의 ‘중국 군산복합체 기업 목록’에 등재돼있어 투자가 금지된 경우는 예외이다. 로이터 통신은 4월 당시 탄이 미 재무부의 목록에 등재된 중국 기업에 직접 투자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탄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CEO로서 케이던스를 운영했고, 2023년 5월까지 회장직을 맡았다. 중국 기업에 대한 칩 설계 소프트웨어 등을 생산하는 케이던스에서 중국에 대한 판매는 그의 재직 기간중 이뤄졌다.
이 서한에 대해 인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인텔과 탄 씨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미국 방위 생태계에서 우리 역할에 깊이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