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비자를 받고 체류 중인 유학생까지 비자를 취소해 추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국무부가 자신의 지시에 따라 비자를 취소한 인원이 300명 넘으며, 이 중 대부분이 학생이라고 밝혔다. 방문교수와 연구원 등을 합치면 비자가 취소된 인원은 미국 전역에서 340명을 넘어선다.
최근에는 경범죄를 이유로 비자 취소와 함께 추방 위협을 받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아무런 이유 없이 표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은 밝혔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 차기 회장인 제프 조지프는 "이민법은 학생들이 적절한 법률 자문을 받지 못하고 나라를 떠나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대규모 혼란과 공황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이민당국은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한 후 당사자나 학교에 제대로 통보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당국의 표적이 된 대부분의 학생은 백인이 아닌 인종 배경을 지니고 있다고 엘로라 무커지 컬럼비아 로스쿨 이민자권리클리닉 책임자는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이민 정책은 백인 우월주의, 인종주의에 의해 주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학생 비자 취소의 법적 근거를 1952년 제정된 이민·국적법에 두고 있다. 해당 법 조항에 따르면 미 국무장관은 미국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판단할 경우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을 추방할 수 있다.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