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워싱턴DC서 김동연 “나는 ‘플레이메이커’”…한미동맹 역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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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콘퍼런스 기조연설서 밝혀
이재명·트럼프와 ‘3P’ 라인 완성 강조
한미협력 중심 ‘경기도’…통상·안보 핵심축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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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팀에는 플레이메이커(Playmaker)가 있습니다. 경기도와 제가 플레이메이커가 되겠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미국인들에게 전설로 남아 있는 미식축구 선수 ‘톰 브래디’ ‘패트릭 마홈스’를 언급하며 “위대한 팀의 승리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며 “톰 브래디와 패트릭 마홈스 같은 플레이메이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관세 협상 타결 등 한미 두 나라 간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리자, 김 지사는 앞으로 통상·안보 관계에 있어 자신과 경기도의 역할을 ‘플레이메이커’로 정의했다.

미국 현지시간 29일 워싱턴DC 하얏트 리젠시 캐피틀 힐 호텔에서 열린 싱크탱크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에서다. 김 지사는 경기도대표단을 이끌고 이달 26~31일 4박 6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보스턴과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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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메이커’로 측면 지원

김 지사는 연설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통해 ‘3P’(Peacemaker·Pacemaker·Playmaker) 라인을 완성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올해 8월,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가 되면, 나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라고 한 것을 두고, 자신은 한미 동맹의 연결고리인 ‘플레이메이커’가 돼 ‘피스메이커’와 ‘페이스메이커’의 성공을 측면에서 돕겠다는 의미다.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결과도 언급하면서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할과 ‘경기도의 전략적 가치’, ‘한미동맹’을 연결시켰다.

그는 “불과 몇 시간 전, 경제, 안보, 전략 현안에 대한 협의에 이르러 두 나라 관계가 더 공고해지는 모습을 모두가 목격했다”면서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이고 싶다. 바로 경기도와 제가 ‘플레이메이커’가 돼 두 나라와 협력해 목표를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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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전 양면 같은 ‘경제·안보’

30분 정도의 연설 중 ‘플레이메이커’로서 자신과 경기도의 역할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는 경기도와 미국의 통상 관계를 들어 설명했다.

김 지사는 “임기 말까지 경기도에 100조 원(750억 달러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라며 “어제 보스턴에서 체결한 협정으로 이 임무는 예정보다 앞당겨 완수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39건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를 유치했는데, 이 중 16건이 미국계 기업 또는 계열사로부터 유치했다”라며 “전체 외국인 투자의 절반 이상”이라며 강조했다.

경기도에서 이뤄지는 ‘양방향’ 투자 흐름이 한국과 미국의 파트너십에 중요하다는 점을, “경제와 안보는 한미 동맹에서 동전의 양면과 같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김 지사는 “애리조나의 LG, 텍사스의 삼성, 인디애나의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모빌리티, 배터리 분야에서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라며 “천문학적 투자를 하는 이들 첨단 기업이 경기도에 본사를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두 나라 경제가 더 깊이 연결될수록 평화는 더욱 공고해진다”라며 “지금까지 경기도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를 위해 일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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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보스’ 일화로 강조한 한미동맹

올해 1월, 경제올림픽으로 불리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했을 때의 일화를 언급하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123 계엄을 선포한 지 불과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정치인으로선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석한 터라 자연스럽게 여론도 김 지사에게 집중됐다.

김 지사는 “당시 현장에서 나눠주는 명함마다 손으로 직접 세 단어를 적었다, ‘trust in Korea’(한국을 믿어달라)는 이 말은 우리나라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호소하는 제 진심 어린 메시지였다”라고 떠올렸다.

실제 미국 폴리티코 공동 창립자인 존 해리스는 “야당(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한미 동맹이 약화되지 않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지사는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누가 집권하든 한미 동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지탱하는 확고한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고 못 박았다.

연설 도중 당시를 회상하면서 “내 말이 옳았다”라며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관계는 정상화됐고 한층 더 발전했다. 우리 경제는 주가가 급등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콘퍼런스는 경기연구원(GRI·원장 강성천)과 미국 국가이익연구소(CNI), 한국정책학회(KAPS·회장 박형준) 등이 공동 주최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4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주제는 ‘한·미 협력을 이끄는 동력, 경기도’였다.

부시 행정부 당시 글로벌 문제 담당 차관 선임 보좌관이었던 폴 손더스 CNI 대표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동아시아연구소장 △크리스티안 휘튼 전 트럼프 정부 국무부 선임보좌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국 북한 담당 부조정관 △마크 에서 전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워싱턴DC=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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