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생산자물가 3년만에 최대폭 상승
서비스물가, 전월보다 1.1% 올라
“관세 피하려 재고 확보 주문 몰려… 기업 ‘운송-물류비’ 부담 커진탓”
물가 올라 ‘금리 빅컷’ 전망 힘잃어… 비트코인, 신고가後 하락세 전환
1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시장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생산자 물가 상승은 주로 서비스 물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전월 대비 최종 서비스 물가는 1.1%나 상승하면서 최종 상품 물가 상승률(0.7%)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미국이 인플레이션으로 홍역을 치르던 2022년 3월(1.3%)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 관세 인플레 논란 확산
앞서 12일 발표된 7월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7%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자 일각에선 트럼프 관세 정책의 물가 상승 압박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은 CPI 발표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증거는 여전히 전혀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재앙과 비관을 예상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지금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생산자 물가가 들썩이자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일제히 우려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인용해 “아직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제 누가 관세를 부담하는지 알게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CPI는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가계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크게 체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며 “하지만 PPI를 통해 기업들이 더 높은 가격을 감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아직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의 다수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초기 높은 이익률과 현금 보유 등으로 관세 부담을 흡수했지만, 영원히 이 같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 힘을 잃은 ‘빅컷’ 가능성생산자 물가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해 온 ‘빅컷(0.5%포인트를 한 번에 인하)’ 가능성은 힘을 잃었다. 기준금리 선물 거래로 연준의 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에 연준이 빅컷을 단행할 확률은 전날 5.7%에서 이날 0%로 떨어졌다. 그 대신 전날까지만 해도 가능성이 없다고 본 ‘동결’ 가능성이 7.4%로 높아졌다. 다만 여전히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90%를 넘는다. PPI가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달 말에 나올 개인소비지출(PCE)과 같은 물가지표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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