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시장 출혈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휴면카드가 2000만장을 넘어섰다. 전체 발급 카드 중 잠자는 카드 비중도 15%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사 8곳과 은행 11곳의 휴면 신용카드는 2001만6000장에 달했다. 잠자는 카드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0년(1068만장)에 비해서는 배 가까이 늘었다.
휴면카드가 늘어난 것은 카드사가 특정 업체와 제휴해 혜택을 주는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 상품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카드사는 항공사, 호텔, 배달앱, 온라인쇼핑몰, 카페 등 다양한 브랜드와 손잡고 각종 상품을 내놨다. 고객 입장에선 여러 혜택을 받기 위해선 여러 장의 PLCC 카드를 발급할 수밖에 없다.
카드사가 출혈경쟁을 펼치지만 수익으로 크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6개 전업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우리·하나)의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1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토스 등 금융 플랫폼과 온라인 채널 등에서 많게는 30만~40만원까지 지급하면서 과열경쟁을 펼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일부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지원금만 받고 쓰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별 휴면카드는 현대카드가 258만장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회원 수가 증가하면서 휴면카드 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