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3.50~3.75% 동결했지만…연내 인상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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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의장 첫 FOMC서 기준금리 동결
연말 중간값은 현재보다 높은 3.8% 제시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 17일(현지 시간) 양일 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이번 회의는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의 뒤를 이은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주재한 첫 회의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날 연준은 올해 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오히려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신호를 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는 케빈 의장 첫 회의에서 나온 놀라운 반전”이라며 “인플레이션 전망이 얼마나 급격하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 케빈 의장 첫 회의는 ‘동결’했지만 이후는 ‘인상’ 전망

연준은 이날 FOMC 회의에서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이같이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네 차례 연속 동결됐으며, 한국(2.50%)과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25%P를 유지하게 됐다.

워시 의장은 그간 지속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연준을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하에 임명됐다. 그러나 이란전 등으로 인해 미국의 물가가 폭등한 상황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시장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널리 예상해 왔다. 또 금리 자체보다 워시 의장이 앞으로 어떤 금리 정책 방향을 추구하겠다고 언급할 지가 더 큰 관심이었다.

 CNBC

파격적으로 분량이 줄며 확 바뀐 연준 금리 결정 성명서. 빨간 가로줄은 삭제, 빨간 밑 줄은 새롭게 추가된 문구, 검정 글씨는 기존 문구다. 자료: CNBC
이날 금리 결정 직후 발표한 연준 성명은 기존과 큰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 앞으로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조를 암시하는 표현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성명의 분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 4월 성명에서 345단어였던 것이 132단어가 돼 기존 문구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향후 연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도 달라졌다. 올해 한 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기존 입장이 삭제됐고, 대신 이란전으로 인한 물가 급등이 계속될 것을 고려해 금리 인하 시기를 2027년 이후로 미뤘다.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도 지금보다 높은 3.8%로 제시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19명의 위원 중 9명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는데, 이는 3월의 0명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3월 12명에서 1명으로 급감했다. 다만, 워시 의장은 자신은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또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6%,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3.3%로 전망해 앞서 3월 전망치(각각 2.7%)보다 높아졌다. 이는 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CPI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높은 것이다.

● ‘데이터 기반 결정’ 강조…태스크포스도 구성
이날 회의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워시 의장은 이란전 등에 따른 물가 급등이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오랫동안 목표로 삼아온 2%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물가가 계속 높은 것은 미국 국민들에게 부담이 되지만 최근의 상황을 미래에도 적용할 계속되리라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연준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능력이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그는 ‘데이터에 기반한 금리 결정 시스템’을 강조해 앞서 워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선호에 따라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연준에 가장 뛰어난 인재들을 영입해 소통, 대차대조표, 데이터 출처, 생산성 및 고용, 인플레이션 등 5개 분야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있다”며 “이들이 현재 관행을 검토해 대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시 의장은 이날 대부분의 민간 기업들은 다들 실시간 데이터를 보는데 연준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의존하는 데이터는 ‘구식 설문 조사 방식’에 기반한 것으로, 우리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우리에겐 훨씬 정교한 새로운 분석 기법 등에서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소스가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워시 의장은 향후 금리 결정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붐을 주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AI 붐은 엄청난 기회와 위험으로 가득 차 있고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도 AI의 발전 규모와 속도 및 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빅테크 등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및 전력 시설 확보 경쟁이 심화되며 주식 시장이 뛰고 초부유층의 소득이 급증하며 다시 물가가 자극되는 등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AI의 등장에 따라 사람의 일자리 등 고용에 미칠 영향이 어떨지도 관건이다. 다만 그는 “우리가 제 역할을 다한다면 강력한 성장, 낮은 물가, 그리고 안정적인 고용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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