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채널A에 따르면 당초 이달 말로 한국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던 헤그세스 장관의 방한이 무산됐다.
군 고위 관계자는 “미국 측에서 이번에는 방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헤그세스 장관은 미군 부대가 있는 괌, 하와이 등을 거쳐 일본을 방문한 뒤 돌아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달 중 일본, 필리핀 등 동맹국과 하와이,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 미군 기지를 방문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일본 매체는 헤그세스 장관이 이달 29~30일 일본을 찾는다고 보도했다.방한이 성사됐다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장관급 인사가 한국을 찾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었다. 특히 미국 측에서 한국과의 협업을 강조한 조선업 재건 방안을 구체화하고, 한미 간 동맹 강화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미국 측은 헤그세스 장관이 방한할 경우 미군 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비무장지대(DMZ) 및 조선 현장 방문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 취소는 계엄 사태 이후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통령은 물론 국방부 장관도 대행 체제인 상태에서 헤그세스 장관의 ‘카운터파트’가 없는 점 등이 고려된 조치로 해석된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앞두고 한국이 극심한 국론 분열을 겪는 가운데 미국 각료가 방한하면 한국 정치에 개입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직후에도 로이드 오스틴 당시 미 국방장관이 조율 중이던 방한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한미 국방장관의 첫 대면은 오는 5월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헤그세스 장관의 방한 무산으로 ‘코리아 패싱’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 임기 초반 한미 안보협력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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