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부인·형 등 지인 단톡방에도 예멘 공습계획 공유

3 weeks ago 11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AP 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AP 뉴시스
지난달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부인 제니퍼, 형 필, 개인 변호사 등 지인과 만든 민간 메신저 ‘시그널’ 단체 대화방에 예멘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습에 앞서 구체적인 공습 계획을 사적인 대화방에도 유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헤그세스 거취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2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은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달 15일 예멘 공습 직전에 공습 작전 세부 정보를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해 부인과 형, 개인 변호사, 장관실 참모 등 총 13명이 포함된 사적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 대화방을 통해 FA-18 전투기의 출격 일정 등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져 기밀 유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보도는 헤그세스 장관이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로 국방부 감사를 받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달 24일 월간지 ‘디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은 지난달 13일 알 수 없는 이유로 초대된 시그널 단체 대화방에서 부통령, 안보보좌관, 국방장관 등이 예멘 공습 작전을 의논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 18명와 골드버그 편집장이 포함된 이 대화방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15일 폭격 2시간 전부터 공습 계획을 올렸다.

NYT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공습 직전에 행정부 최고위급 대화방과 사적 대화방을 오가며 동일한 공습 계획을 거의 동시에 올렸다. ‘국방, 팀 허들’이라는 이름의 이 사적 대화방은 헤그세스 장관이 올 1월 자신의 상원 인준청문회를 준비하며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5일 미국 국방장관 취임식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왼쪽)과 부인 제니퍼 여사. 워싱턴=AP 뉴시스

1월 25일 미국 국방장관 취임식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왼쪽)과 부인 제니퍼 여사. 워싱턴=AP 뉴시스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국과의 고위급 군사 회담에 민간인인 부인 제니퍼를 최소 두 차례 동석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등 소홀한 보안의식으로 계속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에 경질론도 거세지고 있다. 20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헤그세스는 잘려야 한다”며 “헤그세스가 (부하 직원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했다는 증거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사적 대화방 사건은 책임을 빠져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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